[ 서양원 대표 약력 ]

<> 31년 전남 광양
<> 동아대
<> 58년 ''한국홍차'' 설립
<> 80년 설록차 생산
<> 95년 광주비엔날레 녹차 상품화권자
<> 95년 ''초의상'' 수상
<> 96년 세계차대회 한국대표 참가
<> 한국차문화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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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를 마시면 육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한국차문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서양원 한국제다 대표는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양 3국에서 차를 가장 적게 마시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지적한
뒤 "차는 물질문명으로 황폐해지기 쉬운 인간에게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게
해 주는 천혜의 선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 대표는 한국차의 부흥에 매달려 온 국내 최고의 차 전문가.

차와 인연을 맺고 근대화 물결 속에 사라져 가는 한국 녹차를 처음으로 상용
제품으로 만들어 보급하기 시작한 지 50년이 넘었다.

"60년대 이후 서구문화와 함께 밀려 온 커피 음용이 생활속에 자리잡으면서
신라시대 이후 면면히 계승돼 온 차 문화의 전통은 사라졌습니다. 일부
부유층 등 소수 사람들만이 비싼 중국차나 일본차를 수입, 음용하는 게
70년대초까지의 상황이었습니다"

서 대표는 한국의 차 음용문화는 신라시대부터 전래된 것이나 20세기 일제
강점 시대를 거쳐 외래 문화로 변질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가업을 이어 40년대말부터 차문화 보급에 앞장섰던 서대표는 지난 58년 국내
최초의 기업형 차생산 업체인 "한국홍차"를 설립했다.

그 뒤 60년대초부터 야생차 발굴을 위해 15년간 전국을 헤매면서 2백여 곳의
차나무 자생지를 발견했다.

그는 커피 유행으로 차 생산 농가의 폐농이 속출할 때 재배농가와 10년간
장기 수매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차문화 보호에 힘을 쏟았다.

지난 80년 초에는 대기업인 태평양에 설록차 원료 전량을 공급하는 등
대중화에 앞장섰다.

현재 국내 최대의 녹차 브랜드인 "설록차"도 서 대표가 직접 작명한 것이다.

"이달초 전남 해남 대흥사에 초의선사 동상을 건립한 것도 한국 차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일의 하나입니다"

지난 95년 "제4회 초의상"을 받은 서 대표는 사비를 들여 초의선사 동상을
만들었다.

다신전을 지은 초의선사는 조선조후기 한국차의 부흥에 힘썼으며 다성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해남에 기거하던 초의선사가 매년 추사 김정희에게 차를 보내면서 쌓은
두사람의 우정은 많은 일화를 남겼다.

"세계에서 잘 사는 민족치고 차를 즐기지 않는 민족은 없습니다. 그만큼
차는 단순히 마시는 것 이상으로 정신 문화를 담고 있다는 얘기죠"

그는 좋은 차를 값싸게 마실 수 있도록 하는데 여생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차 대중화를 위해 서울 인사동 등 전국 4곳에 "차문화회관"을
열어 무료로 운영중이다.

"차가 대중화되려면 대기업과 전문 중소기업간의 분업화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고 값싼 외국산 차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아야 합니다"

현재 장성 영암 해남 보성 등에 10여만평의 차밭을 경작하고 있는 서 대표는
대기업의 시장 독점으로 인한 가격 상승도 대중화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값싼 중국산 차가 국산차로 둔갑하고 있어 소규모 차 재배농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O-157 병원균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녹차가
효능이 있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장수국중 하나인
일본인들이 녹차를 많이 마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황폐해지는 현대 생활을 차 한잔으로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광주=최인한 기자 janus@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