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보답하려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뻐요"

박세리는 연장 우승후 "시즌 초반에는 골프를 그만두고싶을 정도로
부진했는데 이제 속이 후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승 소감은.

"정말 기쁘다.

한국에 갔을 때 시합을 잘 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고 아쉬움이 컸다.

이번 우승으로 보상이 됐으면 한다.

이번 대회에선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한게 주효했다"

-3라운드에서 부진했는데.

"드라이버샷 때문이었다.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 통화하며 샷의 문제점을 물어봤고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었다.

드라이버샷 연습을 많이 했는데 오늘도 전반전에는 크게 나아지지 않다가
후반들어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장전에서 패하지 않는 비결이 있는가.

"모든 시합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배우는 자세로 임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특히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올해를 결산한다면.

"골프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된 뜻깊은 해였다.

시즌 초반 부진하자 남자 친구 이야기가 나오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정말 골프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왜 기다리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려하는지 속상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골프는 더 안됐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달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믹스게임 이외에는 특별한 일정은 없다.

동계훈련은 체력위주로 하고 싶다.

훈련장소는 플로리다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결정되지는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인터뷰가 몰려들면서 제대로 훈련을 못했다.

조용한 섬 같은 곳에서 편한 마음으로 체력을 키우고 샷을 가다듬고 싶다.

-내년 시즌 일정은.

"출전 대회수는 올해 정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아직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만큼 당장 대회수를 줄이지는 않겠다.

하지만 2001년부터는 여유있게 경기에 나설 작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한 캘러웨이 호크아이가 좋다고 여러번 말했는데.

"이전에 사용하던 골프채들은 거리감이 없었다.

즉 샷을 할 때마다 거리가 들쭉날쭉 했는데 호크아이는 불과 대회 개최
이틀전부터 사용했지만 일정한 거리가 나왔다.

이 골프채로 겨울훈련을 제대로 한다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