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0여개 게임방에 PC(개인용컴퓨터)부품을 납품하는 성보시스템(대표
장석운).

이 회사는 올 2월부터 구매비용을 10%이상씩 줄였다.

금액으론 한달에 4백만원 정도를 아끼고 있는 셈.

매출이 월 2천만~3천만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이 회사가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었던 건 인터넷 공동구매를 이용하면서
부터.

실제 성보시스템은 인터넷 공동구매를 통해 사운드카드 등 PC부품을 국내에
서 가장 싸다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보다 더 싸게 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공동구매는 그동안 일부 네티즌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젠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구매패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이렇게 공동구매가 점차 늘어나면서 인터넷엔 공동구매만을 위한 전문쇼핑몰
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 얼마나 늘고 있나 =현재 국내엔 인터넷공동구매(www.gonggoo.co.kr)
우리들(www.gongdong.com) 등 10여개의 공동구매 전문 사이트가 있다.

대부분 올들어 생겨난 사이트들이다.

인터넷공동구매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인터넷공동구매(대표 김경수)의 경우 지난 9~10월 두달동안에만 4억5천만원
어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노트북 등 약 60여개 품목이 대상이었다.

여기에 참여해 물건을 산 사람은 무려 1천6백명에 달한다.

인터넷공동구매 사이트엔 하루에 평균 5천여명이 들어와 쇼핑을 즐긴다.

직원이 9명인 이 회사는 이달엔 매출이 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구매가 늘면서 그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원래 순수한 공동구매는 같은 종류의 물건을 사려하는 소비자들이 먼저
모여 제조업체에 대량 판매를 제안하는 형태다.

그러나 요즘은 역공동구매도 많다.

말 그대로 거꾸로 제조업체가 공동구매를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것.

대개 기업들이 신제품 마케팅을 위해 활용한다.

중개공동구매도 있다.

유통업자가 매우 싼 유통루트를 찾아내 소비자와 제조업체에 동시에 공동
구매를 제안하고 양쪽을 연결시켜주는 것.

인터넷공동구매 사이트들의 거래중 70~80%는 이런 형태로 이뤄진다.

<> 왜 공동구매인가 =공동구매의 최대 장점은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혼자서 사는 것보다 뭉쳐서 구매함으로써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구매자도 많이 모이면 그만큼 협상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공동구매 사이트에선 PC나 생활용품 등을 10~30%씩 싸게 살 수 있다.

예컨대 2백98만원짜리 노트북을 2백58만원에, 14만3천원 하는 듀오백 의자를
9만9천원에 판다.

비용을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기업들이 공동구매
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 전망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는 더욱 늘어날 게 뻔하다.

기업들 사이에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게 그 조짐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엔 유용한 구매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적지 않는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들이 기업용 공동구매 서비스를 적극
추진중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조이렛(www.joylet.com)은 현재 소비재
위주의 공동구매 메뉴를 내년부터는 소재 부품등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중진공 최중섭 수출지원팀장은 "같은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부품이나 중간재
등을 공동구매해 얼마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를 적극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