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주식들에 불고 있는 열풍이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첨단 주식들이 주로 상장돼 있는 나스닥은 지난 주 6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 중반인 3일 처음으로 3천포인트를 넘어서더니 주말인 5일에는 3천1백선도
돌파했다.

지난주 종가는 3,102.29.

일주일새 4.6% 상승했다.

"나스닥 돌풍"의 견인차는 단연 퀄컴사였다.

통신 장비업체인 퀄컴은 최근 내놓은 신제품이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 한주일
동안 주가가 32%나 뛰어 올랐다.

올들어서만 11배 상승했다.

아마존 닷 컴과 아메리칸 온 라인(AOL) 등 인터넷 주식들의 약진도 계속됐다

지난 주말 주식을 공개(IPO)한 2개의 인터넷 벤처업체들은 매매가 시작되기
무섭게 "사자" 주문에 휩싸이면서 되살아난 인터넷 주식 붐을 실감케 했다.

컴퓨터 서버 장치 메이커인 코발트 네트워크사는 주당 22달러에 공개한
주식이 첫날 한때 1백39달러까지 치솟은 끝에 1백28.1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이버 식품점인 웹밴사는 주당 15달러에 상장한 주식이 24.875달러에
마감됐다.

코발트사의 주식이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인터넷을 더 빨리,
그리고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줄" 기술 유관업체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종합 전자회사인 모토롤라가 내년도 반도체 부문 매출이 19%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뉴스에 힘입어 주말 하룻동안에만 7% 이상 뛰어오른 점도 특기할
만 했다.

기술주와 더불어 미 증시를 "쌍끌이"하고 있는 금융주의 경우는 인플레 및
금리 동향에 따라 이리 저리 춤추는 양상을 보였다.

5일 발표된 고용관련 통계가 큰 호재로 받아들여지면서 막판 오름세를
타기는 했지만 지난주 전체로는 부침이 엇갈렸다.

5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통계의 골자는 10월중 실업률이 4.1%로 70년 1월
이후 2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근로자들
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당초 예상에 훨씬 못미치는 0.1% 상승에 그쳤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10월중 임금이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뉴스는 "인플레 우려 불식->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 진정"으로 곧장 연결되면서 금융 및 유통주 등 금리에 민감한
주식들을 밀어 올렸다.

이에 따라 금융주식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다우존스 지수는 5일
0.6%의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주 후반까지 이어졌던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지난주 전체로는 0.2% 하락했다.

S&P 500 지수도 0.5%의 미미한 상승을 보이는데 그쳤다.

금융-기술주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개별 재료에 따라 각개약진했다.

월트 디즈니사는 올 4.4분기 이익이 연초 예상에 못미칠 것이라는 뉴스에
따라 주가가 하강 곡선을 그렸고, 셰브런 텍사코 등 석유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번 주는 10월 중 소매 및 도매물가 동향 등 증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굵직한 거시 지표들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월가 전문가들이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12일 발표될 것으로
예고돼 있는 올 3/4분기 생산성 통계이다.

생산성은 인플레의 "최대 강적"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그 뚜껑이 어떻게 열리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주식회사(Alan Greenspan
& Co.)"가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그 여파가 곧장 주가로 파급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