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점이야 많죠. 이 동네만 해도 수십군데는 될 겁니다. 가격이나 맛이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에요. 결국 장사는 점주 하기 나름입니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아파트 10단지 앞에서 둘리치킨(02-2616-2199) 체인점을
운영하는 이용균(33)씨는 장사를 시작한지 이제 겨우 석달째지만 마인드
만큼은 베테랑이다.
이씨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 감동 서비스를 몸소 실천하며
착실하게 매상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기가 신선하고 중량측정을 정직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장사가 잘되면 양을 줄이는 집이 있지만 전 오히려 정량보다 50g씩
더 줍니다. 또 바싹 튀겨달라면 바싹 튀기고 부드럽게 해달라면 부드럽게
튀기죠. 고객이 원하는 건 다 해줍니다"
그는 아직 초보 장사꾼이지만 고객을 흡족하게 하는 배달시간까지 파악하고
있다.
주문후 20분 이내에 치킨이 배달돼야 기분 좋게 먹고 20분이 지나면 고객들
이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의 조급증을 탓하기 전에 이를 맞추지 못하면 장사를
그만 둬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가게에서 2km 이상 떨어진 곳은 가급적 배달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닭을 튀기는데만 10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먼곳에서 맛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주문해오면 1분이라도 빨리 도착해
보려고 애쓴다.
이런 남다른 노력으로 매출액도 빨리 늘고 있다.
현재 이씨의 한달 매출액은 1천1백만원 정도다.
이중 재료비 4백50만원, 아르바이트 인건비 60만원, 월세 45만원, 기타
운영비 40만원을 제한 순수익은 5백만원 가량이다.
아직은 홍보비 등으로 재투자하는 금액이 커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이만하면 성공적인 체인점으로 꼽힐만하다.
둘리치킨을 시작하기 전 이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전문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후 곧바로 자동차 부품회사에
취직했다.
품질관리 과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7년 기아자동차의 부도 여파가 다니던
회사에까지 미쳤다.
샐러리맨 생활로 더이상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씨는 지난봄
사표를 제출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그가 택한 업종은 처음부터 외식이었다.
영세한 자동차 부품회사에 다니면서 매일 어음결제에 시달리다보니
창업아이템은 반드시 현찰 장사여야 한다는 게 그가 음식장사를 택한 배경
이다.
업종을 외식으로 좁힌 그는 적당한 아이템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벌였다.
한달쯤 고민끝에 배달전문 치킨점을 해보기로 했다.
피자나 햄버거는 어린이와 젊은이들로 고객층이 한정되어 있는데 비해
치킨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먹으니 일단 고객층이 넓고 시장규모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입지가 좀 나빠도 아이들이 많은 주택가이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창업비용은 5천4백80만원.
점포 임차보증금 1천5백만원, 권리금 8백50만원, 인테리어비 8백만원,
가맹비 4백만원, 주방설비 9백만원, 초도물품비 3백만원, 물품보증금 4백만원
, 기타비용 3백30만원이 그 내역이다.
맛있는 치킨을 각별한 서비스정신으로 파는 것이 장사의 비결인 것 같다고
밝힌 이씨는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주방일을 하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이라고 말했다.
그는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볼 계획이라며 장사가
궤도에 오르면 체인점을 한개쯤 더 늘려볼까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의 (02)483-2122
< 서명림 기자 mrs@ ked.co.kr >
-----------------------------------------------------------------------
[ 창업하려면 ]
서울 잠실소재 둘리치킨 본사를 방문하면 본사의 안내로 체인점 몇 군데를
둘러볼 수 있다.
이미 장사가 궤도에 오른 체인점을 방문해 장사가 잘되는지 예비창업자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장 방문후 본사와의 상담을 거쳐 사업성과 창업비용 등을 의논한뒤 확신이
서면 계약을 하면 된다.
계약이 완료되면 점포 구하기에 들어간다.
본인이 동네를 정하고 가게를 물색하면 본사에서 상권분석을 해주고
계약해도 좋을지 검토해준다.
점포는 도로변이나 상가 전면 또는 대로변 1층 등 눈에 잘띄는 곳에 얻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면 더욱 좋다.
본사측은 주택가를 끼고 있는 학교 주변이나 정류장 근처를 최적 입지로
꼽고 있다.
한국사업연구소의 나대석 소장은 점포입지와 관련, "배달전문 치킨점의 경우
배후에 중소형 아파트단지가 있을 경우 최소 6백가구 이상이어야 운영이
가능하고 일반주택은 2천가구 이상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점포를 구하면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간다.
인테리어 공사는 보통 1주일 가량이 소요된다.
이 기간에 점주는 본사에서 조리실습교육을 받는다.
본사가 제공한 뼈없는 닭고기를 기름에 튀기면 되므로 누구나 조리법을
쉽게 익힐 수 있다.
교육이 끝나면 본사 근처 체인점에서 실습을 한다.
오픈전에 한국요식업협회에 가서 위생교육을 받고 영업허가를 받으면 바로
개업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