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해외에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고기능 섬유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대표적인 고기능 섬유로는 아라미드섬유 탄소섬유 유리섬유 금속섬유 등이
있다.

고기능 섬유는 질기고 약품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내열성 내염성 또한 뛰어나다.

고기능성 섬유는 앞으로 토목.건축 해양개발 의료 스포츠.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이다.

고기능 섬유제품은 재료가 비싸며 긴 개발기간과 거액의 개발비용을 필요로
한다.

실패확률이 높아 리스크가 큰 전형적인 첨단 기술제품이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화학섬유 생산량 가운데 고기능 섬유는 1% 이하에
불과하다.

아직까지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인조섬유의 개발은 20세기에 접어들어 1935년 듀폰이 "나일론 66"을 개발
하면서 만개하기 시작했다.

55년에는 ICI가 폴리에스터를 개발, 섬유 관련 기술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됐다.

이후 수많은 신소재가 개발됐으나 이들 만큼 기술적 파급효과를 가진 것은
등장하지 않았다.

21세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차세대 섬유기술 개발의 방향은 "더욱
강하게, 더욱 빠르게, 더욱 가볍게, 그리고 더욱 환경친화적으로"로 요약할
수 있다.

다가오는 세기의 미래 섬유로 최근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 PTT
(Polytrimerhylene Terepthalate)이다.

PTT는 폴리에스터의 일종으로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의 특성을 겸하고 있어
염색하기가 쉽다.

감촉이 부드러우며 잘 말라 차세대 섬유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셸사는 PTT 섬유의 잠재적인 시장수요를 연간 1백만t(20억달러)으로
추정하고 있다.

PTT 개발은 셸사에 의해 시작됐으나 이를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것은 한국
기업이다.

SK케미칼이 셸사와 2년에 걸친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상품명은 "EPSOL".

한편 한일합섬은 지난 98년 자체 기술로 신인견 "코셀"(Cocel)을 개발,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10여년간 총 39억원을 투자해 개발된 코셀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공정
또한 환경친화적이어서 차세대 섬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기능성 섬유 개발분야에서 한국기업도 도전장을 던질 만하다.

그러나 전반적인 개발능력은 크게 부족하다.

비공식 통계이나 일본의 6대 화섬 메이커의 평균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3~4%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기업은 평균 0.7%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연구개발의 주된 내역은 제품 개발보다 생산성 향상이나 자동화 등
공정기술 개발의 비중이 크다.

앞으로 고기능제품 개발을 위한 더욱 집중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절실하다.

< kyanghee@seri-samsung.or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