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모직서 분사한 ''HFC''의 성공 ]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332의 28에 있는 하티스트패션센터(HFC).

이 회사에 근무하는 김동민 대표(43)를 비롯한 3백여명의 임직원들은
자신감에 차있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에서 분사,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 1년만에 독립기업으로
당당하게 성공했기 때문.

제일모직 사내기업으로 "카디날" "빨질레리"란 브랜드의 신사복을 만드는
이 회사는 생산성향상과 경비절감 노력, 자산매각 등으로 1년간 50억원의
경영개선효과를 올렸다.

제일모직에선 HFC의 정상궤도 진입을 "분사업체는 생산경쟁력을 높이고
본사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는다.

하티스트패션센터는 <>비접착 상의 생산량 45% 증가(9만매 ->13만매) <>매당
가공비 15% 절감 <>비접착 하의 외주업체대비 13% 낮은 가공비로 추가생산
등의 외형적인 성과를 올렸다.

특히 카디날 브랜드 매출을 전년보다 23% 늘렸다.

이런 HFC 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 제일모직은 지난 9월 두둑한
인센티브(총 1억3천2백만원) 지급으로 보상했다.

제일모직에 16년간 근무했던 김동민 생산부장(당시)이 지난해 동고동락했던
2백여명과 함께 분사할 때는 모두 "잘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을 가졌다.

제일모직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전부터 의류부문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삼성물산 의류부문과 경영통합을 단행했다.

비효율과 부실제거를 통한 기업생존이 목표였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유일의 비접착 신사복을 대량생산하는 제일모직 안양공장
은 분사돼 HFC로 재탄생했다.

기존의 안양공장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면서도 대기업 특유의 높은
인건비와 IMF여파로 인한 신사복 판매 40% 격감 등으로 휘청거릴 때였다.

이런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일모직은 일방적인 사업철수 대신 종업원의
고용안정과 구조조정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분사를 선택했다.

제일모직은 분사한 HFC에 설비 기계 비품을 제공했다.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배정했다.

이런 지원을 받자 HFC 임직원들은 분사에 따른 불안감을 씻어냈다.

HFC도 내부경영 혁신에 들어갔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품질을 회사의 핵심역량으로 설정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아이디어 상시공모제"를 실시했다.

여기서 나온 게 "자주검사제"와 "스티커 품질관리제".

"자주검사제"란 다음 공정이 곧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공정마다 즉각 검사,
불량률을 줄이는 시스템.

"스티커 품질관리제"는 최종검사가 끝난 옷의 상태를 점검, 문제가 있는
곳에 스티커를 붙여 품질을 관리하는 제도.

이런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즉각 시행하자 불량률이 뚝 떨어졌다.

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경비 소품 자재 등의 사용을 아껴 원가를 절감했다.

이 회사는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위주의 인사제도 시행으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HFC는 일감이 계속 밀려들자 출범초 2백여명이던 직원수를 올들어
3백여명으로 늘렸다.

김동민 대표는 "제일모직의 주문량도 다 소화하지 못해 다른 업체의
제품생산은 엄두를 못낼 정도"라고 말했다.

HFC는 분사 1년만에 비접착 신사복 부문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확보,
분사의 성공교과서가 됐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