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는 사람이 많다.

우울하고 외로운 감정을 가눌길 없는 사람들이 있다.

북유럽의 경우 여름과 겨울은 낮.밤의 길이 차이가 많이 나서 겨울이 되면
우울증에 유난히 잘 걸린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생기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 부른다.

사람이 자연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한의학에서는 지대한
관심거리다.

계절의 기운은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봄에는 생기가 나고 여름에는 활발해지고 가을이 되면 침울해지고 겨울이
되면 활동량이 줄어들게 된다.

계절뿐만 아니라 달의 주기도 영향을 준다.

그믐때에는 보름달이 있을 때에 비해 우울해지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은 자연의 변화에 영향받는 대표적인 정신장애이다.

일종의 기분장애이다.

1년을 주기로 발생하는데 햇빛이 적어지고 실직이 많은 겨울철에 흔히
발병한다.

우울한 정서를 보이고 수면과다와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다.

탄수화물을 많이 찾게되고 불필요하게 과식해 체중이 늘어난다.

초봄이 되면 대개 이런 우울증이 끝난다.

드물게 여름철에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계절성 우울증의 발병율은 위도가 높은 지역, 젊은 연령층, 여성에게 높은
양상을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계절성 우울증을 가을의 기운이 인체에 영향을 미쳐서
나타나는 반응으로 설명한다.

이런 우울증 극복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생활리듬을 잃지 않도록
해야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대화 상대를 찾아 자신의 정서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을철에 몸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자신의 체질에 맞는 보약을 복용하는 것도
정서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자연요법으로 향기요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클라리세이지 제라늄 일랑일랑 등의 향을 흡입하거나 목욕.마사용으로 쓰면
정서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음식으로는 생당근 셀러리 등이 증상개선에 도움이 되며 단음식은 삼가는게
좋다.

계절성 우울증은 약물요법에 잘 반응하지 않고 햇볕부족과 관련돼있다.

환자는 몇시간 동안 밝은 인공광을 쪼이는 광선치료를 받거나 야외로 나가
적절한 햇볕을 쬐는게 좋다.

< 김상우 경희대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