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용 향수 봇물 ]

밀레니엄 향기는 어떤 냄새일까.

20세기 마지막해를 맞아 새로운 향수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 봄부터 르 프디세이, 캘빈클라인 컨트라딕션 포 맨, 살바토레 페라가모
푸르 옴므, 로샤스 남성향수와 여성향수 등 신규 향수제품 론칭이 줄을
이었다.

이밖에 안나수이, 데즐링, 해피, 오 위, 알뤼르 옴므, 바이씨 벌사,
카르티에 데끌라시옹, 구치 러쉬, 그리고 가장 최근의 휴고 다크 블루까지
올들어 지금까지 새롭게 선보인 향수를 세보면 줄잡아 30개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향수 트렌드를 "유니섹스 향이 물러가고 다시 복고풍
향기가 유행하는 것으로 압축할수 있다"고 정의했다.

그래서 여성용은 매혹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남성용은 강하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풍긴다는게 그들의 말이다.

예를 들면 안나수이 향수의 경우 달콤하고 여성적인 플로랄 파우더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남성은 스파이시나 우디향과 같은 전통적이고 남성적인 향들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올해의 특징중 또 하나는 어느해보다 남성을 겨냥한 향수가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로샤스, 캘빈클라인 컨트라딕션, 엠포리오 아르마니,
샤넬알뤼르 등은 모두 여성에 이어 남성제품을 출시했다.

또 아라미스의 키툰과 휴고보스 다크 블루처럼 남성전용 브랜드에서 선보인
신제품도 많다.

"올해 나온 남성용 상품들은 용기 디자인과 향에서 여성용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감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실제로 페라가모 옴므는 비틀린 사각형 투명유리 용기에 핸드백 잠금쇠
장식을 마개로 채택해 의류상품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향수에 그대로
투영시켰다.

톱노트는 그레이프 프루트와 무화과 나뭇잎의 청량한 풀잎 향, 미들노트는
따뜻한 스파이스향, 베이스노트는 관능적인 우디향으로 편안하고 클래식한
냄새만을 남기고 있다.

이달 26일 국내 론칭 행사를 가진 휴고 다크블루는 이름 그대로 짙고 투명한
색상의 병과 은색 뚜껑을 조화시켜 강하고 멋진 남성상을 부각시켰다.

톡쏘는 진저에일 향과 스파이시향, 나무향과 라임향이 잘 어우러진 것도 이
브랜드의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