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의권 회장 약력 ]

<> 56년 충북 청주생
<> 청주 세광고, 숭실대
<> 향우산업 전산실장
<> 안창컨설팅 본부장
<> 연세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경제과정
<> 92년 서울신용정보 설립
<> 성균관대 경영학부 입학
<>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 총간사장,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이사

-----------------------------------------------------------------------

"40이 넘은 신입생이 강의실 맨 앞 줄에 앉아있으니까 교수도 학생들도
모두 어색해하더군요. 입학 초기 서먹함을 없애는 게 힘들었습니다"

서울신용정보 회장 윤의권씨.

그는 올해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는 "모험"을 했다.

숭실대 전산학과도 나오고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등 5개 대학원 과정도
수료한 그가 "프레시 맨"으로 다시 책을 잡은 이유는 단 하나.

"회사를 경영한다는 사람이 정통 경영학을 모른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제대로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윤 회장의 수첩에는 평점 3.7이라고 적힌 1학기 성적표가 붙어있다.

그의 모험에 대한 일종의 중간평가서인 셈.

영어회화 때문에 장학금을 놓쳤다고 쑥스러워 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의를
숨기지 않았다.

"처음엔 학교 총장님이나 회사 직원들이 6개월을 넘기지 못할거라며
만류했습니다. 그럴수록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는 모교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기관 아닙니까.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해 줘야 합니다"

윤 회장은 얼마전 성균관대 경영관 건립을 위해 쓰라며 1억원을 쾌척한
대신증권 장기철씨를 높이 평가했다.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우연히 얘기가 나왔습니다. 사정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결정을
하더군요"

그 자신은 청주 세광고에 매달 1백만원씩, 모교인 성균관대에 매달
3백만원씩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윤 회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지난 83년 군대에서 배운 컴퓨터 기술로 대량급여이체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했을 정도의 전산기술자 출신.

안창컨설팅 본부장으로 있을 때 여러군데 보증을 섰다가 "야반도주"한
경력도 있다.

고향 선배의 조언으로 지난 90년에는 오토바이 택배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때 번 돈 5천만원으로 92년 서울신용정보를 세워 현재 자본금
1백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워 냈다.

윤 회장은 학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체중이 6kg이나 빠졌지만 대학원에도
진학, 석사학위도 받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공인회계사 자격을 따기 위한 공부도 시작했다.

기업 도산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영세기업들이 어음제도 때문에
부도를 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신용있는 상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아직도 충청도 억양을 버리지 못한 "촌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지금 이 회사를 키워서 무디스나 S&P 못지 않은 신용평가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게 남는 몫은 모두 교육을 위해 투자할 생각입니다"

그는 "무언가 끊임없이 배운다는 재미를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며 사회가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