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은 선도 금융기관, 틈새시장 공략 금융기관, 지역밀착
금융기관 등 3개 그룹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최정규파트너는 대한상의가 26일 주최한
"금융구조조정의 평가와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최 파트너는 "국내 금융산업은 규제완화나 고객욕구의 고급화와 함께
디지털 혁명으로 거래비용이 싸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전국 규모의 선도 금융기관 4~8개와 소수의 틈새시장 공략 금융기관, 다수
의 지역밀착 금융기관 등 3개 그룹으로 나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한국 금융시스템은 어느 정도 안정돼 가고 있으나 금융기관 정상화나
금융시스템 강화 측면에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면서 "앞으로 많은 인수.
합병(M&A)을 통해 금융기관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처방에 대해 그는 "한국은 금융경제와 실물경제가
취약해 위기를 맞은 태국 칠레와 비슷한 유형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등 외부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개별 금융기관 입장에선 장점분야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 집중 공략하는게
중요하며 투명성 확보나 인센티브제 도입 등도 필요하다고 최 파트너는
조언했다.

이날 또다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세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지금까지 금융구조조정은 많은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고수익.고위험
의 기본원칙이 작동하지 않는 등 적지 않은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
했다.

그는 "외환.금융위기 과정에서 금융기관 부실화의 주요 원인이 위험관리
미흡에 있었는데도 2년이 채 안돼 현재와 같은 투신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위험관리 수준이 향상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