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의 효율적인 처리도 중요
하지만 오염물질의 독성을 조기에 발견하는 모니터링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광주과학기술원(K-JIST)의 구만복 교수는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물질의
독성을 찾아내는 전문가다.

지난 96년부터 환경유해성물질을 모니터링하기위한 환경바이오센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환경바이오센서는 흙 물 대기중에 있는 독성물질을 모두
탐지해 낼수 있다.

벤젠 페놀 등 난분해성 물질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분해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분해과정에서 중간에 독성이 강한 물질로 변환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이를 측정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국내의 경우 특정 오염물질에 대한 규제는 있지만 독성을 가진 물질 일반에
대한 규제는 없는 상태다.

국민의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하수원의 경우 물고기와 물벼룩
등을 이용한 강물내 독성탐지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탐지시간이
늦고 민감도도 떨어진다.

독일 등 선진국은 발광성 박테리아를 이용해 독성을 감지한다.

독성물질이 있는 곳에 박테리아를 넣으면 박테리아가 죽으면서 빛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독성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에반해 구 교수가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특정 독성물질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유전자 변형 박테리아를 이용한다.

박테리아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독성물질의 종류까지 파악할수 있다.

예를들어 강 하류에 이 장치를 설치하면 강 상류에 있는 여러 종류의 화학
공장중 어느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해 유해물질이 처리되지 않고 있는지도
탐지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약간의 변형만 거치면 대기나 토양에도 적용할 수 있다.

구 교수는 최근 동물세포를 이용해 환경호르몬의 독성을 탐지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중이다.

환경호르몬은 미생물로는 측정할수 없다.

그러나 환경호르몬과 반응하는 동물세포에 특정한 신호체계를 만들어 넣으면
환경호르몬에 의한 오염도도 측정이 가능하다.

구 교수가 독성물질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미국델라웨어
대학교와 듀폰사중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을 밟고있던 지난 95년부터
다.

당시 듀폰사는 여러개의 대형 폐수처리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간혹 독성
물질이 대량으로 유입돼 폐수처리장에 있는 미생물이 집단폐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복구하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돈이 투입되어야 했다.

이때 구 교수는 독성물질의 유입을 조기에 알려주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 국내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구 교수는 "21세기에는 독성물질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측정기술의 상업화도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