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부 합시다] (테마경제) '적정금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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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금리 수준은 어떻게 결정되나"
금리란 현재 갖고 있는 돈을 쓰지 않고 투자한다면 나중에 얼마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즉 돈의 미래수익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표현한 지표다.
예를 들어 현재 금리가 연 10%라면 현재 돈 1만원은 1년뒤에는 1천원의
수익을 올려 1만1천원의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물론 돈이 장롱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본으로 기능할 때의 얘기다.
금리가 이처럼 결정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는 기대수익이다.
1만원을 지금 소비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나 이 돈을 투자에 활용한다면 1년뒤에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금리는 이 기대수익을 반영하는 것이다.
개인이 또는 기업이 이 돈을 사업에 투자해 돈을 벌어들였다면 1만원이
그만큼 새로운 가치 창조에 기여했다는 가정에서 그렇다.
금리를 구성하는 또다른 요소는 물가이다.
1년뒤 물가가 5% 오르면 같은 금액이 갖고 있는 구매력은 그만큼 떨어진다.
소비하지 않고 투자에 쓴 만큼 돈의 가치를 보상해 줘야 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적정금리는 기업투자수익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이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골든 룰(golden rule)이라 부르기도 한다.
기업투자수익률은 시점마다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대용지표로
경제성장률이 쓰인다.
예로 4.4분기 경제성장률이 8%, 물가상승률이 2%라면 연 10%의 금리(3년
만기 회사채 기준)가 현재 시점에서 적정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적정금리는 명목금리라고도 말한다.
따라서 적정금리 수준이 국가마다 다른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단기금리는 현재 0%대, 장기금리는 1%대이다.
지난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2.9%, 물가상승률은 0.6%였다.
따라서 현재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대신 일본의 경우 금리가 제로대에 가까와 저금리정책으로 경기를 부양
하는데 한계에 부딪쳤다는 이른바 유동성함정에 빠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비슷하게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9%대, 물가성장률이 1.6%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연
5.25%대인 연방기금금리가 적당한 수준인 것으로 해석된다.
요즘에는 리스크프리미엄도 적정금리의 한 요소로 치기도 한다.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국제자본이 쉽게 드나들수 있게 된데다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채권회수여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97년 외환위기 직후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한때 25%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8%를 기록했고 물가상승률이 7.5%였던
점을 감안하면 적정금리는 2-3%대여야 이론적으로 맞다.
이론과 현실이 다른 것은 리스크프리미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적정금리 수준은 낮았지만 국가신용도 하락에 따른 위험프리미엄이
20%포인트 정도 됐다는 얘기다.
평상시에도 시장 금리에는 1%포인트 정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에 1%포인트정도 덧붙이면 적정
금리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좀더 현실에서 금리를 살펴보자.
일단 금리는 왜 항상 요동을 칠까.
이론대로라면 금리는 예상되는 수치 범위내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말이다.
이는 시장법칙에 따른 것이다.
우선 금리는 돈의 미래가치다.
물건의 값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결정되듯 금리도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된다고 보면 설비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을 은행에서 빌리면 자금수요가 자연스레
늘어난다.
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금리는 오르게 마련이다.
또 현실적으로 정부의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물가동향이다.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통화량을 줄이는 정책을 취한다.
돈이 줄어들면 자연 돈의 가치도 오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리는 경기상황을 조절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한국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저금리기조를 유지해 기업들의
생산을 부추기고 금융비용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썼다.
또 최근 미국정부가 경기연착륙과 미국 증시거품 제거를 위해 금리를 인상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한 예로 들수 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 용어설명 ]
<> 유동성 함정
유동성 함정이란 금리가 더 이상 하락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에
도달해 모든 사람이 장차 금리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금리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면 돈을 쓰지 않고 보유하고
싶은 심리를 갖는다.
즉 현금을 보유하면서 금리가 오르기만 기다린다는 얘기다.
따라서 소비나 투자가 활성화되기 힘들다.
결국 국가의 경제가 이처럼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경우에는 금리를 아무리
낮추고 돈을 많이 풀어도 실물경제가 되살아 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동성 함정이란 용어는 현재 일본의 경제상황을 분석하는 주요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는 일본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이후 사상 유례없는 제로(Zero)금리대 정책을 쓰고 있다.
단기금리가 0%대이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 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쓰는데 부담이 없지만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이는 결국 아무리 공적자금을 많이 투입하고 저금리정책을 펴더라도 일단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되면 경기부양의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저금리정책보다 구조조정을 선결하는 것이 일본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구조조정 처방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
금리란 현재 갖고 있는 돈을 쓰지 않고 투자한다면 나중에 얼마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즉 돈의 미래수익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표현한 지표다.
예를 들어 현재 금리가 연 10%라면 현재 돈 1만원은 1년뒤에는 1천원의
수익을 올려 1만1천원의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물론 돈이 장롱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본으로 기능할 때의 얘기다.
금리가 이처럼 결정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는 기대수익이다.
1만원을 지금 소비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나 이 돈을 투자에 활용한다면 1년뒤에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금리는 이 기대수익을 반영하는 것이다.
개인이 또는 기업이 이 돈을 사업에 투자해 돈을 벌어들였다면 1만원이
그만큼 새로운 가치 창조에 기여했다는 가정에서 그렇다.
금리를 구성하는 또다른 요소는 물가이다.
1년뒤 물가가 5% 오르면 같은 금액이 갖고 있는 구매력은 그만큼 떨어진다.
소비하지 않고 투자에 쓴 만큼 돈의 가치를 보상해 줘야 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적정금리는 기업투자수익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이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골든 룰(golden rule)이라 부르기도 한다.
기업투자수익률은 시점마다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대용지표로
경제성장률이 쓰인다.
예로 4.4분기 경제성장률이 8%, 물가상승률이 2%라면 연 10%의 금리(3년
만기 회사채 기준)가 현재 시점에서 적정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적정금리는 명목금리라고도 말한다.
따라서 적정금리 수준이 국가마다 다른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단기금리는 현재 0%대, 장기금리는 1%대이다.
지난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2.9%, 물가상승률은 0.6%였다.
따라서 현재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대신 일본의 경우 금리가 제로대에 가까와 저금리정책으로 경기를 부양
하는데 한계에 부딪쳤다는 이른바 유동성함정에 빠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비슷하게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9%대, 물가성장률이 1.6%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연
5.25%대인 연방기금금리가 적당한 수준인 것으로 해석된다.
요즘에는 리스크프리미엄도 적정금리의 한 요소로 치기도 한다.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국제자본이 쉽게 드나들수 있게 된데다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채권회수여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97년 외환위기 직후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한때 25%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8%를 기록했고 물가상승률이 7.5%였던
점을 감안하면 적정금리는 2-3%대여야 이론적으로 맞다.
이론과 현실이 다른 것은 리스크프리미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적정금리 수준은 낮았지만 국가신용도 하락에 따른 위험프리미엄이
20%포인트 정도 됐다는 얘기다.
평상시에도 시장 금리에는 1%포인트 정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에 1%포인트정도 덧붙이면 적정
금리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좀더 현실에서 금리를 살펴보자.
일단 금리는 왜 항상 요동을 칠까.
이론대로라면 금리는 예상되는 수치 범위내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말이다.
이는 시장법칙에 따른 것이다.
우선 금리는 돈의 미래가치다.
물건의 값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결정되듯 금리도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된다고 보면 설비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을 은행에서 빌리면 자금수요가 자연스레
늘어난다.
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금리는 오르게 마련이다.
또 현실적으로 정부의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물가동향이다.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통화량을 줄이는 정책을 취한다.
돈이 줄어들면 자연 돈의 가치도 오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리는 경기상황을 조절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한국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저금리기조를 유지해 기업들의
생산을 부추기고 금융비용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썼다.
또 최근 미국정부가 경기연착륙과 미국 증시거품 제거를 위해 금리를 인상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한 예로 들수 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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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유동성 함정
유동성 함정이란 금리가 더 이상 하락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에
도달해 모든 사람이 장차 금리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금리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면 돈을 쓰지 않고 보유하고
싶은 심리를 갖는다.
즉 현금을 보유하면서 금리가 오르기만 기다린다는 얘기다.
따라서 소비나 투자가 활성화되기 힘들다.
결국 국가의 경제가 이처럼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경우에는 금리를 아무리
낮추고 돈을 많이 풀어도 실물경제가 되살아 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동성 함정이란 용어는 현재 일본의 경제상황을 분석하는 주요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는 일본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이후 사상 유례없는 제로(Zero)금리대 정책을 쓰고 있다.
단기금리가 0%대이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 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쓰는데 부담이 없지만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이는 결국 아무리 공적자금을 많이 투입하고 저금리정책을 펴더라도 일단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되면 경기부양의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저금리정책보다 구조조정을 선결하는 것이 일본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구조조정 처방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