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후퇴, 유럽의 대약진"

세계항공산업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항공산업 종주국인 미국을 제치고 국제합작사인 에어버스로 대표되는
유럽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

에버버스는 올 상반기 총 2백34대의 민간 항공기를 수주, 미국의 간판
항공제작사인 보잉사의 1백20대를 크게 앞질렀다.

미국 항공산업은 군수예산 축소와 강력한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약진으로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줄었다.

에어버스는 프랑스의 에어로스파시알, 영국의 BAe, 독일의 DASA, 스페인의
CASA 등 4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 연합체다.

특히 유럽항공사들은 최근 메가머저(초대형 합병) 바람을 타고 있다.

독일의 DASA와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은 최근 합병, 미국 보잉과 록히드
마틴에 이어 세계 3위의 항공우주기업을 탄생시켰다.

독일의 DASA는 지난 6월 스페인 CASA와의 합병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군수부문 위축에 따라 시장경쟁이 뜨거워진데다 신제품 개발비도
올라 업체간 통합 또는 전략적 제휴가 가속화됐다.

이미 96년 미 록히드와 마틴이 97년엔 미 보잉과 맥도날드 더글라스가 합친
바 있다.

군수부문의 생산은 줄어든 반면 세계 여객수요 증가로 민수부문 생산은
증가추세다.

97년 기준 약 2천억달러의 시장규모는 향후 연평균 5%로 성장, 2010년께는
4천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이 주요 완제기 업체를 중심으로 항공산업을 이끌고 아시아
남미권이 부품을 하청생산하는 형태로 항공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