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충격으로 18일 아시아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15일 미국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2.56%나 폭락한데 따라 이날 일본
주가가 1,85%, 대만주가가 1.07%나 하락했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4.22% 떨어져 다른 아시아국가들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컸다.

대우사태라는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데다 거센 외풍까지 불었기 때문
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뉴욕주가가 향방에 따라 한국증시의 반등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미국시간)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추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선은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한다.

또 한국 증시의 하락폭이 특히 컸던 것은 대우사태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9일이 돼봐야 하겠지만 미국주가가 지난 87년의 블랙먼데이
때처럼 폭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안팎에 여건이 다르다는 점에서 그렇다.

당시에는 선물 결제일이 끼어 있어 프로그램 매물이 하락세를 부추겼다.

옵션투자자들이 옵션증거금을 미납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엔 프로그램매물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의 주가폭락 가능성을 경고한 그린스펀 FRB 의장의 발언이 오는
11월16일 금리인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인지 아니면 달러가치 하락을 우려한
때문인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의 이정호 조사역은 "달러약세 우려라는 달러리스크가
반영된 것이라면 미국의 주가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이후 미국은 인위적으로 "강한 달러"정책을 펴 경기를 회복
시켰다.

따라서 최근 엔.달러환율이 전저점인 달러당 1백3엔대 아래로 떨어지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돼 주식시장의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달러 환율의 변화는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 조사역은 "그러나 그의 강경발언이 금리인상을 염두해둔 것이었다면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을 것같다"고 덧붙였다.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 모건스탠리증권의 공현무 부장도 "문제는 한국시장내 외국인의 행보"
라며 "미국 금리인상이 그동안 이미 예견된 사안이라서 외국인도 관망세
정도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뉴욕 증시에서 블랙먼데이가 재현되더라도 국내증시가 장기간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경영실적이 개선되는 등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한데다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대우사태가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투신 등 기관의 매수기반이 확대된 점도 주식시장이 어렵지 않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