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공학 및 컴퓨터의 발달은 심장 신장 폐장 비장 등을 인공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있는 길을 열었다.

미국 국방첨단연구소(DARPA)는 이런 첨단복합기술을 색다른 병기개발에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 83년 SPC(Strategic Computing Program)란 이름의
사업을 착수했다.

이 사업은 "전쟁의 무인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육군이 구상한 병기는 ALV(무인 지상 차량).

이 것은 말이 차량이지 사람이 탐승하지 않고도 스스로 정찰하고 장애물을
피해 목표물을 공격할 수있는 "컴퓨터 보병"이다.

공군은 PA(조종사 지원) 시스템이라 부르는 조종사 보조로봇을 구상했다.

전투기가 갈수록 복잡해지니까 조종사옆에 보조로봇을 앉혀 전투를 수행케
한다는 것이다.

해군은 BM(전투관리)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이는 대규모 전투상황에서 정보를 해석하고, 대안을 짜내 의사결정을 하고,
사태추이를 관리하여 작전팀을 도와주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지휘본부용
보조로봇을 계획한 셈이다.

10여년 이상 지난 이 계획이 지금 어느정도까지 진척됐는지 알 수는 없다.

최근 외신이 전하는 DARPA의 군사로봇 연구계획이 흥미를 끈다.

오는 2003년까지 6천만달러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파리 나방 가재
도마뱀 등 동물의 초능력을 전쟁터에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바다가재의 능력을 채용한 발이 여덟개 달린 "로봇가제"를 만들어
지뢰제거병으로 쓰고, 자유자재로 나는 파리를 닮은 "로봇파리"를 침투시켜
적진을 탐색하게 한다는 것이다.

파리 모기같은 곤충이 적의 로봇이 아닌지 긴장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선다.

미래 어느날 한 선진국이 전쟁터에 "로봇병사"들을 투입한다.

로봇병사가 없는 국가는 "인간병사"가 나서서 싸울 수밖에 없다.

이날 전투에서 로봇병사들이 인간병사들을 대량 사살하는 전공을 세운다.

로봇병사들에 무공훈장을 달아줘야 할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