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일찌감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선진국은 이에 상응해
실버산업이 상당히 발전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에는 2천6백여개의 실버타운이 있다.

지난 40년대 실버타운의 수가 50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양적
성장이 이뤄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미국의 실버타운은 "노인들의 천국" "사회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각종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개별 주택의 건평이 20~1백평에 이르며 단지내에 골프장 테니스코트 여행사
병원 극장 우체국 문구점 미용실 등 편의시설이 완비돼 있다.

이같은 실버타운의 80% 이상은 민간에서 꾸려가는 것으로 철저히 수익성을
노리고 운영중이다.

특히 전세계 70여개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노인 여행기관인 "엘더 유스텔"은
실버산업의 모델케이스로 꼽힌다.

"유스 호스텔"과 반대 개념인 이 여행 프로그램은 55세 이상 노인들에게
여행 및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싼 값에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25만명이 이 프로그램에 신규 등록하고 있다.

일본에는 연간 1조엔(10조원)규모의 실버용품 시장이 형성돼 있다.

휠체어를 비롯 침대 욕조 지팡이 의자 기저귀 의료기기 등 노인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의 품목수가 수천종이 넘는다.

노인대상의 여행상품과 금융상품도 2백종 이상 나와 있다.

덴마크의 경우 노인 전용 할인점이 성업중이어서 화제다.

코펜하겐 근교의 대형 할인점"네토"는 매장 직원이 전원 45세 이상 중장년층
으로 구성돼 있다.

나이가 지긋한 직원들의 차분하고 친절한 서비스 덕에 이 할인점은 연간
4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독일에도 지점을 냈다.

중국에서도 개혁.개방의 물결로 "부자노인"의 수가 급증하자 이들을 겨냥한
실버산업이 한창 뻗어나고 있다.

지난 86년 안후이성에 첫 실버타운이 건설된 이래 지금까지 6백여개의
실버타운이 건설됐거나 공사중이다.

중국의 경우 연간소득이 1만달러 이상인 노인 고소득층 인구가 4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돼 실버산업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실버산업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 LG건설 경남기업 등 대기업들이 실버타운 건설에 눈을 뜨기 시작
했으며 노인용품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실버용품 매장도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또 최근엔 노인 전문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가 개설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실버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법적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