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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5주년] 신소비리더 : 새 천년은 '여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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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천년간의 최대 혁명은 여권 신장"

    미국 뉴욕타임스의 지난 5월16일자 밀레니엄 특집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이 신문은 "지난 1천년은 남성들의 세계였으나 육체적 힘의 중요성이 줄어
    들고 여성의 출산, 육아환경이 변하면서 여성지위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기간"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경향은 새천년에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소비산업에서 여성의 힘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절정에 달해 유통업계
    에서는 이미 "21세기는 여성의 시대" "핑크칼라를 잡아라"등의 표현들이
    공통의 캐치프레이즈가 되고 있다.

    <> 여성적 사고 =아내와 함께 쇼핑을 하는 남편은 카트를 끄는 짐꾼에
    불과하다.

    아내는 지갑과 쇼핑목록이 적힌 메모지를 들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 카트에 담는다.

    선택의 과정에서 남편이 낄 자리는 별로 없다.

    마케팅의 영역에서 남편의 위상은 여성의 그림자로 전락하고 있다.

    패션 육아 교육산업과 같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지배해온 분야는 물론 금융
    외식 부동산 가전, 심지어 술도 여성의 취향에 맞춰야 잘 팔린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새로 나온 자동차의 구입 결정에
    여성이 80% 이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페이스 팝콘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현대 소비시장이
    "여성적 사고"에 의해 지배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떠한 업계도 여성적 사고의 이해 없이는 궁극적으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핑크칼라 =80년대 미국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시장에 대거
    진입한 여성 직장인을 "핑크칼라"라 부른다.

    생계를 위해 일터로 뛰어든 여성의 총칭으로 자아 실현을 위해 일하는
    커리어우먼과 다소 거리가 있다.

    남성 노동시장에서 말하면 화이트칼라보다 블루칼라에 가깝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IMF경제위기를 맞으면서 핑크칼라가 본격 등장했다.

    이들은 점원등 특별한 전문기술이 필요없는 단순기능직에 대거 투입됐다.

    특히 21세기는 탁아시설등의 확충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을 막는 장애물들이
    많이 사라지게 돼 핑크칼라를 중심으로 여성 취업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동방커뮤니케이션즈의 유종숙 팀장은 "가정도우미(파출부) 반찬가게
    쇼핑도우미 베이비시터 가족레스토랑 인터넷및 통신판매등 맞벌이에 바쁜
    여성들의 가사일을 대신해 줄 산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웹 라이프스타일 =미국 최대의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
    의 경우 지난해 여성고객이 52%를 차지해 처음으로 남성 고객수를 추월했다.

    AOL은 이에따라 그동안 남성위주로 짜여졌던 사업전략을 여성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e-마케터의 고객 분석자료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의
    주고객층이 여성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6년 33%에서 98년 42%로 여성 비중이 높아져 이런 추세대로라면 2002년엔
    51%로 남성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e-마케터측은 "전자상거래가 확대될수록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여성이
    늘어나 앞으로 여성소비자가 인터넷 광고나 마케팅전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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