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신용카드나 개인용 결제계좌 같은 소매금융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돼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릿지캐피털의 웨이지안 샨 아시아본부장의 일성이다.

"소매금융의 꽃" 신용카드업의 전성기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경기위축으로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적자를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 신용카드사들은 흑자기조를 이어나갔다.

은행들도 카드계정만 떼어놓고 보면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형 신용카드사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이미 4백억원 이상의 흑자를 냈다.

정부가 투명한 세정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 사정은 앞으로
이 분야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신용카드업에 대해선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금융기관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용카드업은 미국에서도 황금알을 낳는 업종으로 인식돼 있다.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덜 활성화된 리볼빙(회전식 결제제도) 제도를 적극
홍보하며 카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 ING베어링이 지분참여한 주택은행도 카드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덜 발달한 소매금융 부문을 강화한다는 포석도 있지만 외국에 비해
높은 가맹점 수수료도 이들에겐 커다란 매력이다.

농협이나 한빛은행 등 비씨카드 회원사인 국내 은행들도 독자적인 카드사업
추진을 중장기 비전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저성장의 단계에 진입하면 은행 입장에선 고객의
예금을 유치하는 것보다 어떻게 운용하는가가 더 중요해진다.

외환은행 경제연구소 홍현표 선임연구원은 "리스크가 큰 도매금융에 비해
신용카드업은 통계적으로 예측가능한 범위에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부문"
이라며 "규모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수익을 내기란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말했다.

그는 "소매금융에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며 "신용카드를 매개로
여러가지 서비스가 복합된 금융상품이 봇물을 터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신용카드업은 고객의 소비패턴 등 라이프사이클을
전산으로 축적하기가 쉬워 고객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신속히
내놓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신용카드가 진정한 소매금융의 꽃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의 선두에 신용카드가 서 있다는 얘기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