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의 발달 속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하드디스크 용량이다.

81년 IBM이 내놓은 개인용 컴퓨터에는 하드디스크가 없었다.

이후 출시된 컴퓨터에는 수십메가바이트(MB)정도의 작은 하드디스크가
내장됐다.

486급 컴퓨터가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평균 1백MB정도에 불과했다.

하드디스크 용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93년 인텔이 펜티엄 프로세서를
내놓은 이후이다.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하드디스크 용량의
기본 단위조차 MB의 1천배인 기가바이트(GB)로 바뀌었다.

최근에 나오는 PC는 대부분 6G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그래픽을 다루는 디자이너나 컴퓨터 전문가들에게는 10GB라도
부족할 정도다.

미국 퀀텀은 보다 용량이 큰 하드디스크를 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파이어볼 플러스 KX"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 전세계 하드디스크 시장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저장장치
전문업체이다.

"파이어볼 플러스 KX"의 용량은 6.8GB 10.2GB 13.6GB 20.5GB 27.3GB 등
다섯 종류이다.

최대 용량인 27.3GB는 개인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지나치게 크다고 느껴질
정도다.

"파이어볼 플러스 KX"는 IDE방식의 내장형 하드디스크다.

하드디스크 내부에 6.8GB 크기의 디스크 몇 장이 층을 이루고 있다.

디스크를 몇 장 사용했는지에 따라 하드디스크 용량이 달라진다.

예컨대 한 장을 사용했을 경우 6.8GB, 두 장을 사용하면 13.6GB가 된다.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정보를 읽고 쓰는 속도
이다.

이는 디스크 회전속도에 달려있다.

"파이어볼 플러스 KX"는 1분에 7천2백회 회전한다.

평균 탐색 시간은 8.5밀리초(ms).

한번 읽은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두는 버퍼의 크기를 5백12킬로바이트(KB)
로 높여 데이터를 읽어들이는 속도를 빠르게 했다.

이 제품은 또 PC와 하드디스크 사이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울트라ATA/66" 모드를 채택했다.

울트라ATA/66은 1초에 66MB의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66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아직 하드디스크의 내부전송률이 이 속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큰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제품의 또다른 특징은 퀀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SPS(Shock Protection
System)와 DPS(Data Protection System)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

이들 기술은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SPS는 하드디스크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때 이를 완화하는 기술이다.

외부의 충격을 받아도 헤드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충격이 하드디스크의
다른 부분으로 흡수된다.

DPS는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이 하드디스크에 있는지 시스템
자체의 문제인지를 자동으로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다.

DPS가 포함된 플로피디스크로 부팅한 후 간단한 명령어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파이어볼 플러스 KX"은 현재 미국에서 3백99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중에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시판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02)3458-2800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