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골드뱅크의 주가조작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불공정매매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7일 "증권업협회가 골드뱅크의 주가조작 혐의를
통보해온데다 국회의원들이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만큼 조속한
시일내에 조사를 실시해 의혹을 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의 조사 당시에는 대주주의 주식취득 보고의무 위반
외에 불법적인 주가조작 사실을 적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증권업협회의 김형곤 코스닥관리부장은 골드뱅크에 대한 시세
조종혐의를 다시 포착해 지난달 16일 금감원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골드뱅크에 대한 1차 심리 때는 시세조종 여부에 대한 자신을
갖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과 한나라당의 이사철 김영선 의원 등은 7일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골드뱅크의 김진호 대표를 참고인으로 출석
시킨 가운데 주가조작혐의를 중점 심문했다.

<> 주가조작 =이사철 의원은 골드뱅크가 고가매수주문과 대량매수 등을 통해
지난 1월 12일부터 2월2일사이에 주가를 5배나 끌어올린 혐의를 증권업협회가
포착, 금감원에 통보했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지난 4월 조사가 종결됐다고
말했다.

골드뱅크는 또 지난 2월 사이버증권사를 개설해 7월부터 가동하겠다고 공시
했으나 이 계획이 흐지부지되면서 사이버증권 설립을 믿고 투자했던 일반
투자자 1만여명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 헐값 전환사채 발행 =이 의원은 골드뱅크가 지난 3월 2차례 해외전환사채
를 발행, 말레이지아 역외펀드인 "라시"에 넘기면서 발행가를 각각 1만5천원
과 1만7천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주가의 21~31%수준으로 헐값 발행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에도 말레이시아 역외펀드인 "드렉슬러"에 당시주가의 25% 수준을
적용해 전환사채를 발행했다고 지적했다.

주식 전환으로 드렉슬러는 6백67억원, 라시는 2백37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김민석 의원은 라시와 드렉슬러의 최대주주는 각각 중앙종금
김석기 대표와 이 종금사 직원으로 김석기 대표가 사실상 역외펀드의 실질적
관리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라시와 드렉슬러가 불과 2개월여만에 9백억원대의 이익을 챙긴
것은 중앙종금의 개입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는만큼 펀드의 성격규명과 자금의
해외반출여부등이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금감원의 조사축소의혹 =금감원이 골드뱅크에 대해 주가조작혐의에 대해
조사해놓고도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이 의원은 골드뱅크에 대한 금감원 조사시기인 지난 4월 골드뱅크의
회계를 맡고 있던 D회계법인의 윤 모씨가 계약직으로 조사국에 입사했다가
지난 7월 골드뱅크 계열사인 동부창업투자 사장으로 옮겼으며 또 다른 조사국
직원 민모씨도 골드뱅크로 전직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금감원 조사국 직원 2명이 골드뱅크에 대한 조사가 끝난뒤 이
업체로자리를 옮긴 것은 뭔가 흑막이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