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에는 최고경영자(CEO)가 두명 있다.

오가 노리오 회장과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이 그들이다.

이들중 소니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은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

전임 사장이었던 오가 노리오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있다.

이데이 사장은 지난 95년 3월 상무에서 13명의 선배 임원을 물리치고 전격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일본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파격 승진을 했던 그는 취임후 "디지털의 꿈을
쫓아라"(Digital Dream Kids)는 슬로건으로 내걸고 디지털 시대에 적극 대응
하고 있다.

그는 오늘날 미국과 일본의 격차는 바로 미.일 기업들의 디지털 준비 차이
만큼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일본이 디지털 시대를 앞서가려면 하루빨리 "미국 베끼기"에서
벗어나 독자기술을 개발해야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이데이 사장은 탁월한 협상력으로 일본 전자업계를 이끌고 있다.

취임 직후인 95년 9월.

일본 전기업계는 제2의 VTR로 불린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의 규격을
둘러싸고 두편으로 갈려 논란을 벌이고 있었다.

한쪽은 도시바를 중심으로 히타치 마쓰시타전기 파이오니아 등이 뭉쳤다.

소니는 CD(콤팩트디스크)를 공동개발한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손을 잡고
있었다.

자칫하다간 "베타방식 대 VHS방식"으로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VTR전쟁이
다시한번 일어날 듯한 분위기였다.

이데이 사장은 자존심을 버리고 도시바의 사토 후미오 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타협점을 물색했다.

그후 규격통일을 위한 양측간 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한달후인 9월에 마침내
통일규격이 탄생했다.

이데이 사장은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일본의 대형제조회사중 처음으로
주주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고 선언,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최근 세계 일류기업으로서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한다며 환경보호에도
관심을 보이고있다.

소니를 세계적 전자업체로 키우는데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개발한 이부카
마사루, 워크맨"을 탄생시킨 모리타 아키오등의 전임 사장들의 탁월한 경영
수완이 큰 힘이 됐다.

이데이 사장이 그들의 명성을 이을지 일본 재계는 주목하고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