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인 컴퓨터업체 휴렛패커드(HP)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칼리 피오리나(45)가 2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으로 뽑혔다.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천은 최신호(10월25일자)에서 경력, 직책, 보수등
여러 기준을 종합해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 50명"을 선정한 결과, 피오리나
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위는 시티그룹의 하이디 밀러(46) 최고금융책임자(CFO).

금융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밀러는 작년 3위에서 한계단
올라섰다.

3위는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메리 미커(40) 전무가 차지했다.

이어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오길비&마더의 셸리 라자루스(52) 회장과 e베이의
멕 휘트먼(43) 사장이 각각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아시아(중국)계로는 화장품기업인 아봉프로덕트의 앤드리아 정(41.14위)
사장이 포함됐다.

올해 유력 여성기업인 리스트의 최대 특징은 첨단 정보통신업계 여성들이
많다는 점.

작년에는 50인중 대부분이 광고, 미디어, 오락분야 종사자들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절반이상이 정보통신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맹렬
여성들이다.

특히 상위 10위권중 절반정도가 "테키"(techie;첨단기술산업종사자)였다.

3위에 랭크된 미커는 인터넷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날리는 증권애널리스트
다.

5위를 차지한 휘트먼도 세계 최대 인터넷경매업체인 e베이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50인중 최연소자(36)로 28위에 오른 조이 코베이는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최고전략책임자(CSO)다.

반면 지난해 2위였던 오프라 윈프리(45.TV토크쇼 진행자겸 하포
엔터테인먼트 회장)는 26위로 크게 처졌다.

정보통신업계 종사자들의 연소화 추세를 반영, 대부분이 비교적 젊다는
사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상위 10권중 7명이 40대 초.중반이다.

모전여전도 공통점이다.

"젊은 여장부"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의 성공뒤에는 "놀랄만한 배짱과 창의력
이 넘치는 어머니들이 있었다"며 어머니덕에 성공할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온갖 역경을 딛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창의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본받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오리나의 어머니는 여러명의 계모밑에서 불우하게 자랐으나 집을 떠나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했다.

휘트먼의 모친은 평범한 주부였으나 가족을 끌고 3개월간 야외캠핑을
하는가 하면 유명여배우 셜리 맥클레인과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다닐 정도로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휘트먼은 "중국에 가기 전엔 교사가 되라"고 했던 어머니가 여행을
다녀와서는 "뭐든 하고 싶은 걸 찾아서 꼭 하도록 하라"며 적극적인 지원자가
됐다고 회고했다.

코베이는 세계2차대전중 인도네시아에서 감옥살이까지 하는등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고도 살아남은 강한 어머니를 뒀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