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매의 선두주자 e베이(www.ebay.com)를 따라잡기 위해 정보통신업계
의 강자들이 손을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www.microsoft.com), 델컴퓨터(www.dell.com), 라이코스
(www.lycos.com), 익사이트@홈(www.home.net) 등이 각자 벌이고 있는 인터넷
경매 사업에서 제휴,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한 것.

이들은 이같은 제휴를 통해 고객의 주문을 공유하는 경매 네트워크를
만들기로 했다.

이들은 따로 웹사이트를 만들지 않고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중인 사이트들을
연결시키기로 했다.

고객이 한 경매 사이트에 물건을 올리면 다른 경매 사이트들에도 자동으로
주문이 올라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어떤 사람이 라이코스에 노트북 컴퓨터를 매물로 올리면 자동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경매 페이지에도 그 목록이 올라간다.

노트북을 사려는 사람은 그 주문이 어느 사이트에서 나왔는지는 알지
못한다.

대신 사자 주문을 내면 전자우편이 네트워크를 거쳐 처음 라이코스에 물건을
등록한 고객에게 전해진다.

새로 맺어진 "반e베이 동맹" 뒤에는 매사추세츠주 워번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신생 인터넷 기업 페어마켓(www.fairmarket.com)이 있다.

페어마켓은 라이코스와 델컴퓨터 컴USA의 경매사이트들을 운영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이들 3사의 경매 사이트를 이미 연결시켜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익사이트@홈을 추가한 것이다.

티켓매스터(www.ticketmaster.com) 온라인시티리서치 등도 한달내에 이
네트워크에 참여할 예정이다.

페어마켓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스콧 랜덜은 인터넷 경매시장에서는
극소수 사이트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2년전부터 경매 네트워크를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페어마켓은 두 종류의 수입으로 꾸려갈 작정이다.

하나는 네트워크에 가입한 경매업체들로부터 이용료로 한달에 1만달러씩
받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되는 물건값의 1%를 수수료로 받는
것이다.

페어마켓은 물건을 판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로 3%를 받아 맨 처음 주문받은
사이트에 그중 3분의 1(1%)을 지급한다.

또 물건이 팔린 사이트에 3분의 1을 준다.

나머지 3분의 1이 페어마켓의 수입이다.

지난주 이 네트워크는 7만개 상품 리스트를 갖고 출발했다.

e베이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마이크로소프트(www.msn.com)의 상품리스트
가 포함되면 얘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네트워크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e베이의 높은 브랜드파워다.

골드만삭스의 시장분석가 라케쉬 수드는 "후발주자들이 이미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업체를 따라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인터넷의 강자들이 제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e베이에 도전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e베이는 그동안 3천5백만개의 물품을 중개하면서 야후나 아마존을 비롯한
강력한 라이벌들을 따돌려 왔다.

e베이 대변인 케빈 펄스글로브는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겠지만
우리는 실적으로 말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새 네트워크의 출현으로 e베이의 입지가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페어마켓 네트워크가 출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e베이 주가는
급락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