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종합건설 정석기업 등 한진그룹 계열
4개사와 조중훈 전 회장 등 사주일가가 모두 1조8백95억원의 소득을 탈루한
혐의를 밝혀 내고 이들에게 5천4백16억원의 세금을 추징키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또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받은 리베이트로 비자금을 조성, 개인용도로
활용한 조 전 회장과 조양호 회장, 조수호 한진해운 대표 등 3부자와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2개 법인을 조세포탈 및 외국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일성건설 세계일보 등 통일그룹 계열사에 대해
3백59억원의 세금을 추징키로 하고 일성건설 전 대표 이창열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이 한진그룹으로부터 추징키로 한 세액 5천4백여억원은 단일세무조사
로는 사상 최대규모다.

조사결과 대한항공은 지난 91~98년 외국에서 항공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이중 1천6백85억원을 조 전 회장
등의 개인경비로 유용했다.

또 97~99년엔 리베이트 1억8천4백만달러를 회사수입으로 잡지 않고 영국
더블린에 설립한 서류상 자회사 KALF로 빼돌렸다.

이와함께 KALF에 중고항공기를 지나치게 싼 값에 양도하고 대한항공이
지급한 선급금을 회수하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외화를 이전했다.

한진해운은 해외경비지급을 위장해 거래은행에 외화송금을 의뢰한후 이를
취소하는 수법으로 96년 이후 16차례에 걸쳐 38억원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KALF에 대해서는 검찰에 추가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조 전 회장은 90년 이후 조양호 회장 등에게 분야별로 경영권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자금을 변칙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은 94~98년 계열사 유상증자 때 1천5백79억원의 증자납입대금을
회사돈으로 마련했고 3백86억원은 아버지 조 전회장으로부터 현금으로
증여받아 사용하고도 소득세와 증여세 등 9백67억원을 내지 않았다.

통일그룹 계열사의 경우 일성건설 7백49억원, 한국티타늄공업 3백88억원,
세계일보 9백30억원 등 2천1백72억원의 탈루소득이 발견됐다.

추징세액은 총 3백59억원이다.

일성건설과 한국티타늄 공업은 공사현장의 경비를 가공계상하거나 수입금액
을 누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했고 세계일보는 광고국 특별판촉비
14억원을 접대성 경비 등으로 사용하고도 회사주변의 음식점에서 얻어온
간이영수증 등을 지출증빙으로 첨부하는 수법으로 비용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