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예산"으로 불리는 32개 공공기금이 당초 운용계획과 실제 실적간에
5~6조의 차이를 보일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4일 기획예산처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2000년 공공기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금 운용규모는 82조5천1백80억원(순계기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공공기금 운영 당초계획(76조2천5백53억원)보다 무려 6조2천6백억원이
상 늘어난 액수다.

지난해도 공공기금 운용실적은 당초 운영계획보다 5조2천억원이나 증가했다

97년 국회에 제출한 지난해 공공기금 운영계획은 61조 4천4백2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66조6천4백8억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소관 중앙관서장이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38개 기타기금을 포함
할 경우 계획과 실적간 차이는 더욱 불어나게 된다.

이처럼 기금이 집행과정에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것은 예산과는 달리 국회
심의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공공기금은 국회에 운용계획을 보고하지만 기타기금의 경우는 주무
부처장의 승인만으로 지출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올해보다 11조2천억원(10.7%)이 증가한 1백15조6천억원(
총계기준) 규모의 내년 공공기금 운용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금의 누적재원(순조성규모)은 올해 1백99조6천억원에서 내
년엔 46조7천억원(23.4%) 늘어난 2백46조3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예산(92조9천2백억원)의 2.7배에 달하는 규모다.

유병연 기자 yooby@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