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연양식과 서구의 뮤지컬 양식이 한데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마당놀이극"

한국배우협회(대표 최종원)가 지난 1일부터 정동이벤트홀무대에 공연중인
마당놀이 뮤지컬 "춘향전"은 마당놀이양식에 현대음악이 접목된 무대.

낯익은 줄거리의 이도령과 성춘향의 사랑타령이 고유가락 대신 뮤지컬풍의
발랄한 현대음악의 선율로 전해진다.

지난 88년 올림픽 당시 윌리암 클리어리가 작곡한 영어뮤지컬 "춘향전"의
노래가락에 연출가 정진수가 한국 고유의 입담을 얹었다.

이번 무대의 특색은 기존 마당놀이에서 중시하던 사물놀이와 수작의 비중이
대폭 줄어든 것.

대신 춤과 노래의 조화로 현대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우리가락 "한번을 봐도 내사랑"은 극의 도입부와 피날레를 장식하며 무대의
흥을 돋운다.

새로운 연희양식으로 선을 뵈는 "춘향전"은 국내 공연물에 대한 벤처 캐피털
의 첫 투자 사례.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이 제작비(3억원)의 절반인 1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국내 공연물에 대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은 있었으나 민간자본이 투입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무대는 향후 전통공연물의 문화상품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KTB는 지난 96년 만화영화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과 둘리 캐릭터사업에
5억원을 투자해 지금까지 13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정현, 최종원, 이정섭, 이태훈 등 배우협회 소속 연기자 70여명이 출연한다.

17일까지.

3시, 7시.

(02)765-0892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