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여파로 은행들이 운용하는 단위형 금전신탁상품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 관계자들은 4일 일부 펀드를 제외하곤 대부분 수익률이 5% 미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준가격이 1천원 아래로 떨어져 원금을 까먹고 있는
펀드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말부터 은행들이 판매하기 시작한 "전환형 펀드"는 대부분 수익률
이 마이너스를 나타내 당분간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전환형"은 기존의 "성장형"과 달리 운용초기에만 펀드금액의 30%까지
주식에 편입시켰다가 15% 수익률을 달성하면 주식을 처분하고 채권으로만
운용하는 상품이다.

대우사태 이후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일부 은행들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내세우며 성장형을 대신해 전환형펀드를 잇따라 내놓았다.

지난 8월18일 처음으로 전환형 금전신탁을 내놓은 신한은행의 경우 4일
현재 1호펀드의 기준가격이 979.58로 떨어졌다.

전환형 1호펀드를 기준으로 할때 외환은행이 989.21(설정일 8월19일),
한미은행이 988.71(8월23일), 국민은행이 979.20(9월1일), 한빛은행이
998.55(9월1일)로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시점이 늦어 운용기간이 짧았던 조흥은행의 1호펀드(설정일 9월13일)와
은행의 2호 펀드들만 0.2~0.4% 정도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 최소 12% 이상은 돼야 고객들이 만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펀드운용 초기엔 상당부분을 주식에 편입해서
운용한다"며 "지금과 같은 주식상황에선 전환형신탁의 수익률 15% 달성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성장형 펀드들도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초반에 수익률을 끌어 올린후 발빠르게 주식을 처분하고 채권으로
옮겨탔던 하나은행의 성장형 1~6호가 14~19%, 한빛은행의 성장형 1호가 15%
대의 수익률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