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의 노인중 87%가 한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들중 3분의 1정도만 가족 등의 부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1.7%의 노인가구가 노부부나 노인 혼자 떨어져 살고 있으며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경우까지 포함해도 일자리를 가진 노인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노인 생활실태는 제3회 노인의 날(2일)을 앞두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전국의 65세이상 노인 2천5백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결과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의 비율은 지난 95년 65%에서 금년엔
87%로 1.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3개이상의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노인은 95년 10명중 0.8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5명으로 4배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중 부양을 받고 있는 노인은 37.3%이며 절반 가까이(46.2%)가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노인가구의 월소득은 40만원 이하가 31.6%로 가장 많았으며 40.5%가 자녀들
이 주는 돈으로 살고 있었다.

한달 용돈은 평균 7만9천원으로 대다수는 용돈이 전혀 없거나(10.7%) 9만원
이하(56.1%)였다.

전체노인의 29%가 일자리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중 60.4%는 농.어.축산업,
21.5%는 단순노무직이었다.

직업이 없는 노인의 절반 가까이이는 건강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밝혔지만
14%는 일거리가 없어서 못한다고 말했다.

재산을 가지고 있는 노인중 절반은 이미 자식 등에게 재산을 물려 주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사망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사후에 물려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자신을 장남(46%)이나 형편이 되는 자녀(27.5%)가 모셔야 한다고 생각
하면서도 노후생활비는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38.8%)는 노인이 가장 많아
의식의 변화를 보여 주었다.

이번 조사에서 노인들은 정부의 보조금 확대와 직업알선, 가정방문 서비스
등을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경배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 노인들의 생활실태가 생각보다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제적인 능력과 사회적인 참여기회를 확충해
주는 정책적 배려가 획기적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