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철학자 쉬벨부스 만큼 유명한 커피예찬론자도 흔치 않다.

그는 지난 80년 펴낸 "낙원.미각.이성"에서 커피를 "깨달음과 억제의 음료"
로 규정했다.

포도주 맥주 등 알코올에 젖어 멍청해진 인류를 중세의 암흑에서 근대의
여명으로 이끌어 낸 것이 커피였음을 밝히고 있다.

또 커피와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관련성까지 논하면서 시민의 이성을
눈뜨게한 커피를 극찬하고 있다.

커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0세기에 나타난다.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예멘의 세이프라는 상인이 이디오피아 카파고원에서
커피나무 열매를 먹은뒤 흥분하는 양들을 보고 열매를 따다가 달여 먹은 것이
최초였다고 한다.

13세기 중엽 아라비아의 이슬람수도자 사아에서 애음되다가 점차 일반인들
에게도 퍼져나가 1554년에는 세계최초의 카페인 "차이하나"가 터키의
콘스탄티노플에서 문을 열었다.

커피가 머리를 맑게 해주는 자극제로 유럽에 전해진 것은 16세기 후반이다.

어떻든 커피만큼 시공을 초월해 인간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호식품도
드물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1882년께였다.

고종은 아관파천때 러시아공관에서 커피를 즐겨 마셨다.

뒤이어 손탁호텔에 최초의 카페가 생겼고 3.1운동이후 명동에 일본인이
경영하는 "멕시코"라는 다방이 생겨 커피를 팔았다.

지금 커피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기호음료다.

늘어나는 것이 카페요, 자판기다.

농촌 들녘에까지 커피가 배달된다.

커피를 마시는 것이 생활습관화 돼 버렸다.

일본에서는 최근 커피를 마시면 간암에 걸릴 위험이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산업의대연구팀이 11년간 7천여명을 조사한 결과라고 한다.

얼마전 미국 일본에서 매일 3잔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대장암 위암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도 있는 터여서 더
관심거리다.

커피에 항암성분이 들어있다면 그처럼 좋은 일도 없다.

하지만 커피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주성분인 카페인의 과다복용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과하면 해롭다지 않는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