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시47분(한국시간 2시47분) 대만 중부지역에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대만 관리들이 이날 밝혔다.

이번 지진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대만의 산업계를 강타하는 등 금세기 대만
에서 발생한 지진중 최악의 것이다.

특히 현지반도체 업체들이 임시휴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져 세계 반도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산업피해 규모가 약 31억 미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만 정부는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현재 지진의 진앙지인 난터우현
3백50명, 타이중 2백85명 등 1천6백4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건물 더미에 깔려 있는 사람은 1천6백여명, 부상자는 3천9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은 타이베이 남서쪽 1백50km, 화롄(화련) 서남쪽 50km 떨어진 난터우현
을 진앙으로 약 1분간 계속됐다.

이후 진도 5.0을 넘는 강진 22번을 포함, 모두 1천번 이상의 여진이 9시간
동안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지난 76년 중국에서 발생, 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탕산(당산) 대지진(리히터 규모 8.3) 이후 최대 강진으로 보고 있다.

지진으로 수도 타이베이는 부상자들을 실어나르는 응급차와 붕괴된 건물의
화재를 진화하기 위한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들로 뒤덮여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6백만가구 이상에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대만섬의 절반에 해당하는
북부전역에 전기가 나갔으며 타이중과 난터우는 외부와 단절된 상태다.

또 이날 대만증시와 외환시장은 임시 휴장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국내 반도체업계와 유화업계는 반사이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만은 한국와 경쟁관계에 있는 메모리반도체와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소자) 분야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김선태 기자 orc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