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통화품질 1위"

최근 지상에 자주 등장하는 광고 문구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2천만명을 넘어선 이후 경쟁의 초점이 통화품질로
옮겨가면서 이동전화 회사들은 자사의 통화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을 집중적
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때맞춰 정보통신부가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실시하면서 그 결과를 두고
이동전화 업체들간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통화품질은 이동전화를 걸 때 얼마나 잘 접속되고 통화중 끊김 현상이
어느정도 발생하느냐를 측정해 수치로 나타낸다.

이번 통화품질 측정은 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각 이동전화 업체들로부터
5대씩 휴대폰을 받아 측정장비(MCS-4)와 함께 자동차에 실은 후 전국 각지를
움직이면서 직접 전화를 걸어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이번 조사결과는 실제 소비자들이 통화하면서 느끼는 체감품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불만이 많은 건물내부나 지하공간, 도심이면도로 등이 측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통신음영지역은 이동전화 사업자들간의 우열을 쉽게 가려낼 수
있는 곳이다.

이들 지역이 제외됨으로써 통화품질이 전반적으로 우수하게 나타났고
업체들간에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통화접속률은 일부 지방의 국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97~99%
수준을 보였다.

1백번 전화를 걸면 두세번만 빼고 전화가 연결된다는 의미다.

통화단절률은 1~2%선으로 1백번 통화하면 한두번정도 중간에 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튼 같은 결과를 두고 각 사업자들은 서로 달리 해석하고 있다.

"측정대상이 된 지역별 가중치를 감안하더라도 우리가 통화품질수준 종합
1위다"(LG텔레콤), "이동전화 가입자가 가장 많은 서울 수도권에서 우리가
1위를 차지했으니 사실상 전체 1위가 아니냐"(신세기통신)는 식이다.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이다.

LG텔레콤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모두 2만3천7백번을 발신해 평균 97.37%의
접속 성공률을 보였다.

총 발신회수에 따른 접속성공률을 계산하면 다른 사업자들보다 약간 높은
수치가 나왔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통화단절률도 0.95%로 역시 다른 곳보다 약간 낮다.

LG텔레콤이 통화품질 종합1위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다.

신세기통신의 경우 접속성공률이 서울.수도권에서 1위, 통화단절률도 수도권
1위다.

이 지역에 가장 많은 이동전화 가입자가 몰려 있으므로 가장 품질이 뛰어
나다고 해석할만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결과 나타난 업체별 측정수치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숫자로 표시된 업체별 통화품질 차이는 대부분 오차범위 한계안에 있어
순위를 매기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