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의 납세도의를 검증하겠다"

안정남 국세청장은 이달초 "재벌 2세와 기업인 재산가 등 상당한 부를 갖고
있는 인사들이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전반적인 세무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안 청장의 별명은 "황소".

한 번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내는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안 청장은 지난 17일 보광그룹의 대주주이자 중앙일보
사장인 홍석현씨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홍씨가 세금 1백50여억원, 보광그룹과 합치면 2백60여억원을 탈세하고
부동산실명제 관련법 등을 위반한 혐의도 공개했다.

안 청장의 이날 발표는 납세도의를 저버린 지도층은 용납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실례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청장의 약속이 현재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한진그룹과 통일그룹
등에도 그대로 적용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안 청장은 지난 5월 청장 취임 이후 "국세청 제2개청"을 주도해왔다.

지난 수십년간 유지돼온 국세청 조직 및 인력체계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개혁이었다.

국세청 조직과 인력을 납세서비스와 세무조사라는 두가지 핵심업무로
집중시켰다.

고질적인 세무비리를 없애기 위해 세무공무원과 납세자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제2개청은 그가 차장 재직 시절부터 구체안을 만들고 다듬어 온 일이다.

국세청 개혁과 납세정의 실현작업이 제대로된 결실을 맺기까지 안 청장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