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가을 큰 장''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추석효과''가 올해도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다.

추석효과란 추석을 전후해 풀린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려들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5년돌안 추석효과는 지난 97년을 제외하곤 어김없이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엔 추석연휴 직후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1,000고지 재탈환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추석효과는 특히 경기가 상승국면에 있을 때 그 위력을 발휘한다.

투자자들의 주머니에 여유자금이 넘치고 이 여유자금이 주식시장에 물밑듯이
밀려오는 때가 바로 경기상승기다.

전문가들도 경기가 지난해 바닥을 쳤고 앞으로 2~3년간 상승곡선을 탈
것이므로 올해도 추석효과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 과거 추석 전후 주가움직임은 =지난 9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추석효과
는 무려 네 번이나 나타났다.

증권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 94년 추석 열흘 전부터 추석때까지 주가는
5.2% 올랐다.

또 추석연휴가 끝난 후 10일동안 4.0%가 추가 상승했다.

추석을 전후한 20일동안 9% 이상 오른 것이다.

지난 95년과 96년에도 추석을 가운데 두고 20일동안 각각 9%와 6%씩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97년엔 추석전 1.6% 오르다가 추석후 10.6% 하락했다.

외환위기의 징후가 발견된 시점이다.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300선을 밑돌기도 했다.

지난해엔 추석전 5.3% 올랐으며 추석후엔 24.4%나 폭등했다.

증권거래소는 과거의 추석 전후 주가동향을 살펴본 결과 "경기 상승국면에는
추석전 소폭 상승한 후 추석후 큰 폭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올해 풀리는 돈과 주식시장에 남을 돈은 =한국은행은 올해 4조5천억원
가량을 시중에 푼다.

지난해엔 3조5천억원이 풀려나갔다.

한은이 지난해보다 1조원이나 많은 자금을 푸는 것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아직까지 확연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중 시중에 남는 자금은 얼마일까.

한은은 "통상 추석자금은 추석연휴 이후 열흘동안 80% 정도가 자연 환수된다
"며 "추석이 지나더라도 인위적인 자금 환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4년동안 추석전 10일간 평균 7조원의
통화(M2)가 공급된 후 추석후 10일동안 평균 4조원이 환류됐다고 파악했다.

다만 지난해엔 한은이 적극적 환수를 자제해 환수비율이 14.7%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풀려나가는 4조5천억원 중 추석후 2조원이 환류되고
2조5천억원 정도가 시중에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돈은 시중 잔류자금 중 10~20%인 2천5백억~5천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증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올해 추석효과는 =추석효과에 대한 기대는 반반이다.

우선 추석효과를 기대하는 쪽은 경기회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소비회복세가 뚜렷하며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는 지난해 중반 이미 바닥을 쳤고 향후 2~3년간 상승할 것이란 게 정부
및 민간연구소의 관측이다.

지난 2.4분기 이미 10%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게 그 증거로
제시된다.

또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실적장으로의 전환도 가을쯤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표기업이라 할 삼성전자 한전 포철 등은 3조~1조원의 순이익
이 가능해 보인다.

반면 추석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진 않다.

금리상승 및 금융시장 불안이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리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연 7%대 후반에 머물러 있었으나 대우사태
이후 급등세를 지속, 연 10%대 후반까지 와 있는 상태다.

증권사 채권브로커들은 대부분 금리가 추석후 연 11%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금융시장 대란설"로 대표되는 금융시장 불안도 추석효과에 비관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신권의 구조조정도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려 악재로 떠올랐다.


<> 투자 유망종목은 =추석효과가 나타난다면 대표적 수혜주는 역시
실적호전주다.

특히 엔고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수출 관련 제조업종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현대반도체 등 본격적인 호황에 접어든 반도체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등 중.소형 반도체 장비업체도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제조업체들도 내수회복과 엔 강세의
수혜로 상승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대우증권은 SJM 공화 창원기화기 유성기업 등 자동차 부품업체도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2000년께부터 디지털 TV 상용화에 따라 LG전자 대덕전자 대덕산업 대륭정밀
삼화전기 삼화콘덴서 등도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공기업 민영화 작업이 올 가을께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한국전력과 한국통신 등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조언한다.

포항제철도 국제 철강가격 상승과 엔고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은행주와 증권주는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우에 대한 여신과 수익증권 중 대우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가 차별화의
포인트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주택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우량은행과 LG증권 동원증권 등이
금융주 차별화를 이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