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는 빠르고 안전하다는 두가지 측면이 모두 강조되는 교통수단이다.

기존 철도의 안전성과 비행기의 속도를 절충한 최상의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서울~부산간 운행시간은 새마을호 열차가 2백50분이 걸리는데 비해
고속철도는 대구~부산간 기존선을 전철화해 이용할 경우 1백60분이 소요되고
2010년이후 신설노선이 깔리면 1백16분으로 줄어든다.

고속철도는 빠르다는 것만 제외하면 외관상 일반 철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고속철 제작에는 기존 철도와는 완전히 다른
신기술이 도입된다.

우선 고속철도의 레일에는 이음새가 없다.

기존의 철도레일이 중간에 약간의 틈을 갖는 데 반해 고속철은 장대레일을
용접으로 연결해 사용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모두 한가닥 레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고속철도를 타면 기존의 열차를 탈 때 느끼던 덜컹거림이나 진동을
느끼지 못한다.

고속철도가 빠른 속도로 달릴 때는 차체와 공기의 마찰에 의한 저항과
소음이 크게 증가한다.

특히 시속 3백km로 터널을 지나갈 때는 귀가 멍멍해지는 이명현상이
발생한다.

이명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바깥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막아주어야 한다.

그래서 고속철도는 차체에 틈새가 없도록 제작되었을 뿐 아니라 터널통과
때 모든 공기흡입구와 배출구를 자동으로 여닫는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고속철은 속도에 맞는 특별한 제동장치도 필요하다.

일반 철도의 브레이크와는 달리 전기제동과 마찰제동이 동시에 사용된다.

어느 한가지 제동시스템이 고장나더라도 다른 시스템에 의해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다.

마찰제동은 고열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한 재료를 사용했다.

특히 전기제동 장치는 제동 때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어 전차선에 공급해주기
때문에 서울~부산간 총소비전력 1만5천3백85kwh의 약 10%를 자체 생산한
전력을 쓰게 돼 있다.

경부고속철에 투입되는 열차는 프랑스의 TGV설계를 바탕으로 1개 열차당
약 1천명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수송능력을 보강하고 내한성능을 강화했다.

TGV보다 1.5배 강한 1만8천마력의 엔진과 12대의 견인모터를 장착했다.

이는 중형자동차 1백80대가 동시에 끄는 것과 맞먹는 힘이다.

내한성능은 영하 25도에서 초속 70m의 눈보라가 칠 경우에도 실내는
영상 22도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승객에 대한 서비스를 위해 1등객실 각 좌석에는 5개 채널의
이어폰과 4대의 TV모니터를 설치해 음악 또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팩시밀리와 공중전화를 갖춰 여행중에도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좌석은 한국인의 체형에 맞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으며 2호 객차에는
휠체어보관대, 장애인용 화장실 등을 갖췄다.

< 장유택 기자 yt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