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경영난으로 지방세를 내지 못하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제품
팔아주기에 나서 기업회생 지원과 함께 체납 세금도 거두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14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재산세와 면허세,
종토세 등의 지방세를 체납하는 제조업체가 급증하자 납부 독촉보다는 제품
팔아주기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 최근 들어 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는 지난 4월 1천여만원의 세금을 체납한 협성화학의 사무용 테이프 판매
지원에 나서 시청직원들이 1백만원어치를 구매한데 이어 국세청 직원들도
가세, 수백만원 어치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때마침 회사 경영사정도 호전돼 지난 6월 체납세 전액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9일부터는 삼희화장품 제품인 참숯팩샴푸, 헤어젤 등의 상품 2백50만원
어치를 시청사 1층의 내고장 상품전시장에 비치하고 시청 직원들에게 협조문
을 일일이 돌렸다.

시청 산하 구청과 동사무소에도 안내문을 돌려 시민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구매주문도 받을 예정이다.

부천시는 회사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체납 지방세 회수도 쉽게 하기 위해
시중 소비자 가격의 절반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는 이외에도 몇가지 상품을 추가로 선정, 매출을 늘려 주는 방안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천시청 징수과의 이정희씨는 "체납중인 제조업체중 생필품과 소비재 생산
업체를 골라 팔아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작은 규모지만 한개의 기업
이라도 돕자는게 운동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희화장품의 박노광 사장도 "지방세 체납에 대해서는 한시름을 덜었다"며
"특허를 출원중인 파마와 염색을 동시에 해주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세금도
갚고 경영도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 인천=김희영 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