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동화에서 보듯 나무의 효용은 실로 무한하다.

1ha의 산림은 연간 16t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12t의 산소를 방출한다.

맨땅에 비가 내리면 대부분이 증발하거나 땅위로 그냥 흐르지만 나무가
있으면 15%만 증발시키고 25%는 보유했다 서서히 내보냄으로써 홍수피해를
줄이고 국토를 보전해준다.

나무는 또 테르펜이란 휘발성물질을 내뿜는다.

소나무가지를 꺾거나 솔잎을 비빌 때 확 풍겨나오는 향기가 바로 이것이다.

테르펜은 살균과 방부는 물론 피로회복과 강장 거담 혈압강하 등 각종
약리효과를 지닌다.

여기서 나는 정유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사람을 진정시킨다.

숲속이나 공원에 들어가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건 바로 이런 작용 덕택이다.

나무의 자생력과 치유력, 적응력은 놀랍다.

3~4년전까지만 악취 진동하는 벌건 쓰레기더미였던 난지도가 본색을 알수
없을만큼 푸르게 변한 건 나무의 놀라운 생명력을 전하고도 남는다.

다만 서울시가 푸른서울 가꾸기의 일환으로 지난봄 자유로변 난지도자락에
심은 메타세콰이어가 절반이상 말라죽을 뻔하고 신축 대형빌딩이나 아파트
단지에 심은 멋진 소나무가 2~3년뒤 마른가지만 남기는 데서 드러나듯 땅이
워낙 척박하면 살기 어렵다.

영양이 부족하거나 병충해가 들끓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도록 잎이 나오지 않거나 푸른잎이 몽땅 떨어져 죽은줄
알았던 나무도 영양제를 주면 어느틈엔가 파란순이 나오는 것처럼 최소한의
보살핌만 잇어도 제몫을 다한다.

공기오염 탓인지 시름시름 앓는 나무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대 농생대
교수들이 관악캠퍼스에 수목병원을 차렸다 한다.

우선 관악구의 가로수와 최근 유행하는 빗자루병으로 죽어가는 대추나무를
치료하고 나무치료에 관한 상담및 교육도 맡겠다니 다행스럽다.

심기만 하고 가꾸지 않으면 나무 또한 심각한 공해물질이 된다.

싱싱할 때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죽어갈 때는 많은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 대기 온난화현상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