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소자본창업 : (나의 창업일기) 한경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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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칼국수 ''가보네'' 한경우씨 ]
"손님들 입맛에 맞추려면 비법이 있어야 돼요. 하지만 비법이 다는
아닙니다. 정성과 노력이 없으면 비법도 소용 없으니까요"
한경우(46)씨는 지난 5월 부평 부개동에 가보네 칼국수를 개업했다.
이 점포는 개업 즉시 부평의 명소가 됐다.
칼국수집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1백70평 면적에 4백석 규모를 갖춘
경인지역 최대의 칼국수집이기 때문이다.
"저는 요즘 뜬다 싶은 아이템을 잡아서 장사를 시작한 게 아닙니다. 칼국수
집만 23년을 했어요. 칼국수에 관한 한 감히 제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서 이렇게 큰 가게를 낸 거죠"
경기도 일산에서 23년간 칼국수집을 하면서 갈고 닦은 맛의 비법은 역시
국물이다.
조개 새우 미더덕 황태 등 15가지 순수 해물을 24시간 동안 진하게 우려낸
그야말로 진짜 해물 육수다.
거기에다 감자 호박 파와 함께 굴 조개 바지락 등 해산물을 넣고 다시 한번
듬뿍 끓인다.
해물에서 우러난 맛이 진국이기 때문에 인공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양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하며 뒷맛이 개운하다고 한다.
국물 뿐만 아니라 면발이 쫄깃하고 부드러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반죽을 하고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맛이 결정된다고 하는데 정작 그 비법을
묻자 한씨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은근히 말을 돌린다.
"외식업체에서 파는 밀가루 음식의 경우 유통기한이 1주일 씩이나 되잖아요.
그런 건 다 방부제를 넣은 거예요. 그래서 먹고 나면 소화가 잘 안되죠. 저는
면을 하루에 두번 뽑아요. 그리고 그날 못판건 다 버립니다. 밀가루라는 게
하루만 지나도 맛이 달라지거든요"
한씨의 말에 따르면 시중에 해물칼국수집은 많지만 해물로 진국을 내고 매일
면을 뽑는 집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방부제를 넣은 면과 닭뼈나 잡뼈로 우려낸 기름기 많은 국물에 조개 몇 개
넣어서 해물칼국수라고 한다는 것이다.
어머님이 하시던 칼국수집을 이어받아 23년째 칼국수만 만들고 있는 한씨는
부평에 대형 점포를 내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피자나 햄버거만 대형 체인형태로 운영되라는 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맛좋고 부담없는 서민음식으로 우리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지금은 먹을 게 없어서 못 먹는 시대가 아닙니다. 음식을 즐기는 시대예요.
아무리 멀어도 맛있다면 찾아가고 빈자리가 날 때까지 한시간씩 기다리기도
하잖아요. 이젠 음식의 질이 높아야 팔립니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일산 시절의 단골들과 소문을 듣고 서울
강남에서 찾아오는 미식가들이 가보네 맛을 입증한다.
칼국수 뿐만 아니라 연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새콤달콤한 김치를 곁들인
보쌈, 한씨가 2년생 인삼을 갈아 만든 인삼동동주 등도 별미다.
임차보증금 5천만원, 인테리어 1억원, 주방설비 2천만원 등 모두 2억원
가까운 돈을 투자해 과감하게 점포를 늘린 한씨의 사업 영역은 국내에 국한
되지 않는다.
해외 식품박람회 등에 해물칼국수를 출품해 현지 투자자를 구한 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해산물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다 먹습니다. 밀가루 음식도 마찬가지죠.
해물칼국수는 일상적인 재료로 부담없는 맛을 내는 음식이니까 외국에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요. 우선 일본 시장을 공략할 생각입니다"
어머님이 물려주신 칼국수맛을 가보처럼 생각한다는 한씨는 가보네를 소박
하면서도 푸짐하게 키워갈 생각이다.
(문의)032-361-1144
< 서명림 기자 mrs@ >
[ 개업하려면 ]
가보네 칼국수의 체인점수는 현재 일산, 영등포 경방필 백화점, 울산 남구,
인천 옥련점 등 전국에 모두 10여개다.
역사에 비해 체인점이 많지 않은 것은 프랜차이즈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인점주들은 대부분 친구나 친지의 소개로 찾아온 사람들이다.
이런 연으로 하나둘씩 가게를 오픈해주다보니 가맹점수가 적다는 것이
본사측 얘기다.
이 업체는 앞으로 맛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으로 체인망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가맹비 5백만원과 식자재 공급에 따른 로열티만 내면 개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일단 계약을 하면 점포를 물색해야 한다.
점주가 점포를 가지고 있을 때는 본사가 상권분석을 통해 외식사업에 적합한
입지인지 여부를 판단해준다.
점포가 결정되면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고 공사기간에 점주는 가보네
칼국수 본점에서 2주간 교육을 받는다.
조리과정, 서빙, 운영노하우 등 장사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르쳐
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조리교육.
아무 기술도, 경험도 없는 초보자라도 한경우 사장의 비법을 전수받으면
일류 요리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본사측 얘기다.
김치담그기, 면 제조법, 보쌈 삶기 등 비법의 90% 이상을 전해준다는
한경우씨.
그러나 아무나 다 가보네칼국수라는 이름과 맛의 비결을 전수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의지가 있어야죠. 주방에서 설거지도 할 수 있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주방장 두고 대충 편하게 카운터나 보겠다는 사람은 안됩니다 "
한사장은 이 얘기를 서너번 강조했다.
교육이 끝나면 부평 본점에서 실습을 한뒤 가게를 오픈한다.
오픈 후에도 한씨가 종종 둘러보며 제맛을 내고 있는지를 체크한다고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
"손님들 입맛에 맞추려면 비법이 있어야 돼요. 하지만 비법이 다는
아닙니다. 정성과 노력이 없으면 비법도 소용 없으니까요"
한경우(46)씨는 지난 5월 부평 부개동에 가보네 칼국수를 개업했다.
이 점포는 개업 즉시 부평의 명소가 됐다.
칼국수집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1백70평 면적에 4백석 규모를 갖춘
경인지역 최대의 칼국수집이기 때문이다.
"저는 요즘 뜬다 싶은 아이템을 잡아서 장사를 시작한 게 아닙니다. 칼국수
집만 23년을 했어요. 칼국수에 관한 한 감히 제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서 이렇게 큰 가게를 낸 거죠"
경기도 일산에서 23년간 칼국수집을 하면서 갈고 닦은 맛의 비법은 역시
국물이다.
조개 새우 미더덕 황태 등 15가지 순수 해물을 24시간 동안 진하게 우려낸
그야말로 진짜 해물 육수다.
거기에다 감자 호박 파와 함께 굴 조개 바지락 등 해산물을 넣고 다시 한번
듬뿍 끓인다.
해물에서 우러난 맛이 진국이기 때문에 인공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양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하며 뒷맛이 개운하다고 한다.
국물 뿐만 아니라 면발이 쫄깃하고 부드러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반죽을 하고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맛이 결정된다고 하는데 정작 그 비법을
묻자 한씨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은근히 말을 돌린다.
"외식업체에서 파는 밀가루 음식의 경우 유통기한이 1주일 씩이나 되잖아요.
그런 건 다 방부제를 넣은 거예요. 그래서 먹고 나면 소화가 잘 안되죠. 저는
면을 하루에 두번 뽑아요. 그리고 그날 못판건 다 버립니다. 밀가루라는 게
하루만 지나도 맛이 달라지거든요"
한씨의 말에 따르면 시중에 해물칼국수집은 많지만 해물로 진국을 내고 매일
면을 뽑는 집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방부제를 넣은 면과 닭뼈나 잡뼈로 우려낸 기름기 많은 국물에 조개 몇 개
넣어서 해물칼국수라고 한다는 것이다.
어머님이 하시던 칼국수집을 이어받아 23년째 칼국수만 만들고 있는 한씨는
부평에 대형 점포를 내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피자나 햄버거만 대형 체인형태로 운영되라는 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맛좋고 부담없는 서민음식으로 우리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지금은 먹을 게 없어서 못 먹는 시대가 아닙니다. 음식을 즐기는 시대예요.
아무리 멀어도 맛있다면 찾아가고 빈자리가 날 때까지 한시간씩 기다리기도
하잖아요. 이젠 음식의 질이 높아야 팔립니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일산 시절의 단골들과 소문을 듣고 서울
강남에서 찾아오는 미식가들이 가보네 맛을 입증한다.
칼국수 뿐만 아니라 연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새콤달콤한 김치를 곁들인
보쌈, 한씨가 2년생 인삼을 갈아 만든 인삼동동주 등도 별미다.
임차보증금 5천만원, 인테리어 1억원, 주방설비 2천만원 등 모두 2억원
가까운 돈을 투자해 과감하게 점포를 늘린 한씨의 사업 영역은 국내에 국한
되지 않는다.
해외 식품박람회 등에 해물칼국수를 출품해 현지 투자자를 구한 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해산물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다 먹습니다. 밀가루 음식도 마찬가지죠.
해물칼국수는 일상적인 재료로 부담없는 맛을 내는 음식이니까 외국에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요. 우선 일본 시장을 공략할 생각입니다"
어머님이 물려주신 칼국수맛을 가보처럼 생각한다는 한씨는 가보네를 소박
하면서도 푸짐하게 키워갈 생각이다.
(문의)032-361-1144
< 서명림 기자 mrs@ >
[ 개업하려면 ]
가보네 칼국수의 체인점수는 현재 일산, 영등포 경방필 백화점, 울산 남구,
인천 옥련점 등 전국에 모두 10여개다.
역사에 비해 체인점이 많지 않은 것은 프랜차이즈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인점주들은 대부분 친구나 친지의 소개로 찾아온 사람들이다.
이런 연으로 하나둘씩 가게를 오픈해주다보니 가맹점수가 적다는 것이
본사측 얘기다.
이 업체는 앞으로 맛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으로 체인망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가맹비 5백만원과 식자재 공급에 따른 로열티만 내면 개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일단 계약을 하면 점포를 물색해야 한다.
점주가 점포를 가지고 있을 때는 본사가 상권분석을 통해 외식사업에 적합한
입지인지 여부를 판단해준다.
점포가 결정되면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고 공사기간에 점주는 가보네
칼국수 본점에서 2주간 교육을 받는다.
조리과정, 서빙, 운영노하우 등 장사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르쳐
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조리교육.
아무 기술도, 경험도 없는 초보자라도 한경우 사장의 비법을 전수받으면
일류 요리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본사측 얘기다.
김치담그기, 면 제조법, 보쌈 삶기 등 비법의 90% 이상을 전해준다는
한경우씨.
그러나 아무나 다 가보네칼국수라는 이름과 맛의 비결을 전수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의지가 있어야죠. 주방에서 설거지도 할 수 있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주방장 두고 대충 편하게 카운터나 보겠다는 사람은 안됩니다 "
한사장은 이 얘기를 서너번 강조했다.
교육이 끝나면 부평 본점에서 실습을 한뒤 가게를 오픈한다.
오픈 후에도 한씨가 종종 둘러보며 제맛을 내고 있는지를 체크한다고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