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의류업체인 영원무역(대표 성기학)이 방글라데시 항구도시 치타공에
3백50만평 넓이의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한국의 중견 기업이 해외에 확보한 공단으로는 최대 규모인 점, 통상적인
부지 임대가 아니라 매입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매입 대금은 1천2백만달러로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에 지불됐다.

이 회사는 섬유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2000년대초 새롭게 도약키 위해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공단이 들어설 곳은 치타공 지구 카르나풀리강 인근.

오는 10월30일 방글라데시 총리와 한국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갖는다.

공단은 <>부두시설 및 기간산업 지대 <>노동집약적 산업단지 <>첨단
과학기술단지 <>환경친화적 기업단지 <>농업지역 <>주거지역 <>위락시설
<>상업지역 등 8개 구역으로 나눠진다.

섬유 신발 전기전자 자동차조립 농수산물가공업체 등 수출 지향의 5백여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유무역지대(EPZ) 성격의 이 공단은 자연경관과 지형지물을 최대한 살린
녹색단지로 건립되는 점이 특징.

성기학 회장은 "투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토지분양 또는 사업권
일부 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면서 10년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치타공 및 대카 현지공장에서 스포츠 의류 신발 등을 생산,
"나이키" "더 노스페이스" 등에 공급하는 방글라데시내 최대 제조업체이다.

< 이방실 기자 smile@ >

[ 영원타나공단 전망 ]

치타공 녹색공단은 "방글라데시 섬유신화"를 일군 성기학 회장이 두번째로
도전하는 프로젝트이다.

방글라데시 정부와 5년간의 협상 끝에 최적 조건으로 이뤄낸 결실이다.

법률상 문제, 토지가격 문제, 주민이주 문제 등 세부사항을 마무리짓는 데
어려움이 따랐던 것.

좋은 기업이미지를 현지에 심었기에 방대한 토지를 사들일 수 있었다.

영원은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의 2.5%를 떠맡으면서 지속적으로 현지에
재투자해왔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례적으로 "토지수용령"을 발동해 영원에 넘겨준
배경이다.

토지를 매입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영원이 독자적으로, 또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

그동안 일부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공단사업을 추진했으나 토지임대
방식이고 사업 주도권이 약해 대개 성공적이지 못했었다.

한편 이 공단은 21세기 영원무역의 새로운 도약은 물론 방글라데시내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영원측은 이 산업단지를 "영원 타나"(가칭)로 명명했다.

방글라데시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인 것이다.

공단이 완전히 갖춰지면 현지 고용증대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소 6만명이 상주하고 10만명이 일할 수 있는 산업 시티가 될 것"으로
성 회장은 전망했다.

현재 영원 현지법인의 고용인원(2만1천명)과 비교해 5배 가량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또한 많은 외국 기업들을 방글라데시로 투자 진출케 해 이 나라 생산
총량을 대폭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들에도 투자에 적합한 곳으로 꼽힐
전망이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