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2일자)에 "한국경제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한 특효약의 처방전을
가르쳐주겠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큰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김대중 대통령 지도하의 한국경제가 다시일어설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7월28일자 기고문에 대한 후속탄이다.
그는 지난번 글에 대해 한국에서 7할정도가 긍정론을 펼친 반면 3할은
반발했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은 어디까지나 국경없는 경제를 제창하는 경영
컨설턴트로서 글로벌관점에서 발언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대우그룹의 해체는 다른 재벌에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역할을 해온것은 재벌이다.
재벌붕괴가 시작됐다.
이미 그러한 흐름을 막기는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IMF의 방정식대로 개혁을 진행시켜온 한국의 경제개혁에
급브레이크가 걸릴것이다.
미국은 이제 한국을 돕지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도우는 흉내를 낸것은 한국에 빌려준 돈을 IMF의 구제
시스템을 통해 대신 받으려는 자기욕심 때문이었다.
지금부터는 한국이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경제위기는 일본인에게 한국의 주식과 금융상품을 사게 만든다면
순식간에 해결될수 있다.
한국은 금리가 높고 매력적인 금융상품도 수두룩하다.
주식과 원화도 저평가 상태다.
초저금리로 투자기회가 없는 일본인들에게 금융시장을 개방한다면 특효약이
될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미국을 제치고 일본이 들어오려는 속셈"이라며 비뚤어진
반응을 보일 것이다.
돈에는 국적이 없다.
한국의 최대 문제는 정면으로 나라의 문제를 논의할수 없는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력해 학자나 지식인은 현정권을 정면에서
비판할 수없다.
한국인은 재벌에 대해 굴절된 심리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 재벌을 빼고나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다"고 계속 지적하지만
한국인들은 "재벌이 부를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뿌리깊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면 한국인은 외국공항의 카트나 대도시번화가의 재벌
광고를 보며 감격해한다.
그러나 국내에 있을때는 "만약 재벌이 없다면"하는 생각은 하지않는다.
역대대통령 가운데 김영삼전대통령처럼 재벌을 해체한다고 선언한 지도자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재벌을 대체할 게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공산당을 해체한 다음 이를 대체할 조직이 아무것도 없었듯이
나라를 움직이는 근간을 해체한 다음 이의 대체물이 없을 경우 그 나라는
쇠퇴하고 만다.
그렇다면 한국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금융개방을 하지않는다면 방법은 두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누구나 시장에 참여할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단행해 젊은이들이
새로운 회사를 차릴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은 신흥기업이 적기때문에 혼다 소니에 필적하는 기업을 육성하려면
10년이 걸릴것이다.
그러나 지금 하지않으면 시기를 놓친다.
또하나는 외자의 적극적인 도입이다.
그동안 외자를 유치해 왔으나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유는 재벌우대및 강력한 노동조합 때문이다.
특히 외국기업은 한국의 고용관계를 이해하고 제대로 유지하기가 정말
어렵다.
이 문제를 노동조합지도자를 포함, 한번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5년정도 걸리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해법이 5년, 10년이 걸린다면 우선은 재벌이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재벌은 해체할 것이 아니라 경쟁에 지면 서서히 시장으로부터 퇴출당하게
하는게 이상적이다.
자유경쟁의 전제아래서 회사가 성공할수 있는 분야는 너무나 좁다.
예를들면 가오가 성공한 분야는 화장실 용품뿐이다.
치약은 라이온이다.
도요타자동차도 주택부문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세계최대규모회사는 모두 단품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런 브랜드가 없다.
한국인들은 흔히 "한국의 희생으로 일본이 발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도 일본의 기술을 싸게 도입해 이를 발판으로 세계화를 꾀하지
않았는가.
일본도 옛날에는 전부 유럽 미국것을 베꼈다.
한국도 하면 된다.
한국인은 일본인보다 세계경제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나라의 시스템이 적응력이 없지 개인은 탁월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싸울수 있는 독특한 산업분야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인들은 "그럼 유망한 산업분야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러나 이에대한 답은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단 한가지 조언을 한다면 젊은사람들이 자유롭게 기업을 할수있도록 해주고
그런 환경에서 그들이 선택하는 분야가 유망 분야라는 것이다.
그렇다라도 살아남을수 있는 가능성은 1천분의 1이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기업 상품은 수출경쟁력을 가진 브랜드가
될것이다.
< 정리 = 김경식 도쿄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