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은 7일 오후 과천 중기청 회의실에서 대우협력업체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9개 협력업체 대표들은 대우처리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의지를
보여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을 건의했다.

또 정부 대책의 비현실성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들은 <>어음할인에 대한 강력한 창구지도 <>원자재확보 지원 <>특례보증
한도 확대 <>대기업의 어음남발 방지 등을 건의했다.

주요 발언내용을 정리한다.

<> 강림기연 시명선 사장 =대우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 변화가 너무
심한 것 같다.

이에 따라 업체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크다.

대우의 앞날에 대해 확신을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어음결제 지연사태가 또 일어나면 자금난은 정말 심각해진다.

최고 5억원인 특례보증한도를 1차 협력업체만이라도 대폭 늘려 달라.

대우사태를 계기로 대기업이 어음을 적게 발행토록 어음제도를 개선해 달라.

수출하는 대기업도 어음을 발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어음을 발행하더라도 만기를 60일이내로 단축시켜야 한다.

<> 대중정밀 이종호 사장 =우량한 대우 계열사와 거래해온 업체들이 더
피해를 보는 희한한 일이 생기고 있다.

8~9년간 거래해온 대우기전은 흑자를 내는 좋은 회사다.

그 덕분에 워크아웃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때문에 이 회사와 거래하는 협력사는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로
남게 됐다.

정부가 워크아웃 업체의 협력사만 특례보증을 해주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량기업이더라도 대우계열사라는 이유로 발행한 어음은 은행에서
할인을 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 유진정공 정형근 사장 =어음할인이 문제다.

정부에선 일선 창구지도를 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위 아래가 따로 움직이는 듯하다.

어음할인을 할 때 발행한 기업의 신용을 보지 않고 어음을 소지한 중소기업
의 신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정말 부당하다.

자동차의 경우 부품 하나만 없어도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협력업체 한 두개사만 쓰러져도 연쇄반응을 가져올 것이다.

엄청난 부도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 흥진정공 이창호 사장 =대우계열사에 대해 전선 반도체 등 부품과 원자재
를 공급하는 대기업들이 현금을 요구하며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

골탕먹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그동안 부품을 못팔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대기업에게 규제와 벌칙을 가하는게 필요
하다.

인력유출도 심각하다.

대우처리가 불투명해지자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추석이 지나면 이직자들이 속출할 것 같다.

<> 제일전자 이병훈 사장 =대우계열사에 대한 지원이 획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우통신의 경우 내주엔 부품이 없어서 공장을 세워야 할 지경이다.

협력업체들의 원자재 조달 문제도 심각하다.

원자재를 공급하는 대기업들이 현금을 요구하고 어음을 받을 때는 추가담보
를 요구하고 있다.

보름후부터는 원자재가 없어 납품할 수 없다.

지난 8월말까지의 미결제대금을 오는 20일 어음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추석을 눈앞에 두고 어디서 어음을 할인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

은행관리에 들어갔으면 예전처럼 한달에 2회꼴로 결제를 해줘야 한다.

< 오광진 기자 kjoh@ 장경영 기자 long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