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의 모습을 보면 이른바 "돈이 되는 학문"만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실용적인 학문, 곧 학문 자체가 취직이나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공
분야에 유독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생들의 실용주의 선호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인문학과 순수예술분야가 물질적이고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그냥 조금
알아두어야 할 교양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같은 현상은 취업문이 좁아진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이 그저 취직하고, 사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현상들이 더욱 팽배해지면 "깊이있는 진정한 학문탐구의 터전"인
대학이 기술 전수의 마당으로 바뀌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소설이나 시 등 문학작품을 읽기 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대학생들이 더 많은 요즘이다.

깊이있는 학문을 고찰해보고 "자아"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야 한다.

물론 남들보다 한 발짝 앞서기 위해 실용적이고 "시대에 맞는 학문"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예술과 문학을 얘기하고 또 우리사회에 대해 고민하며,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좀 더 깊이있고 중심있는 지성인의 모습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조유리 <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3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