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등 바닥이 딱딱한 신발을 신으면서 새끼 발가락은 물론 4번째
발가락까지 점점 퇴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시복 한양대 의대 교수는 지난 5년간 재활의학과를 찾은 성인환자
6백45명을 조사한 결과 4백80명(74.4%)에게서 새끼 발가락 퇴화현상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또 4번째 발가락이 퇴화한 경우도 92명(14.3%)에 달하는 등 발가락이
순서대로 퇴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상인의 발가락 뼈는 3마디이나 사용하지 않아 퇴화되면 1마디가 없어지고
2마디만 남게된다.

박 교수에 따르면 새끼 발가락이 퇴화한 4백80명중 96.7%인 4백64명이
양쪽 발가락 모두에서 2마디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에서도 드문 4번째 발가락 퇴화자 92명중 양쪽 발가락 모두
2마디만 남은 경우도 73명(79.3%)이나 됐다.

박 교수는 "현대인들이 딱딱한 신발을 신으면서 네번째와 다섯번째 발가락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퇴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발가락이 퇴화해도 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다른 질환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퇴화한 발가락이 자녀에게 유전되는 것으로
해외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오는 10월말 열리는 대한재활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