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들어 미국의 사상 유례없는 호황덕에 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가 급증했다.

그러나 일반 근로자들의 임금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에따라 호황의 혜택이 주로 기업임원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자유정책연구회와 경제정의연합은 29일 "경영자의 시대, 1990년대"
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3백65개 미국 대기업의 CEO들에게 지급된 연평균 보수는 지난 90년
1백80만달러에서 98년에는 1천60만달러로 거의 5백%나 껑충 뛰었다.

연봉 보너스 스톡옵션을 포함한 CEO의 보수가 9년새 이처럼 폭증한 것은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97년의 경우 스톡옵션을 뺀 CEO의 평균보수는 78만3천달러였던 것에
비춰보면 스톡옵션으로 1년에 버는 수입이 9백만달러에 이르는 셈이다.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과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은
작년 스톡옵션으로 각각 5억7천5백만달러와 1억6천7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한편 근로자의 평균연봉은 90년 2만2천9백52달러에서 98년에 2만9천2백67
달러로 27.5%가 올랐다.

이기간중 물가상승률이 2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은 셈이다.

보고서는 인센티브제도로 도입된 스톡옵션이 임원과 근로자간의 소득격차를
심화시켜 근로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영자들이 회사의 장기비전보다는 단기적인 주가상승에만 연연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