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경제계의 화두는 세계 최대은행의 탄생이다.

최근 다이이치간교 후지 니혼고교 등 3개은행 통합이 발표된 이후 매스컴들
은 후속기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합병전쟁 1백조엔 규모 시대 돌입" "세계를 상대로 싸울 수 있는 슈퍼
리그 은행 탄생"

하나같이 합병은행의 탄생을 금융재생을 위한 시금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미국 유럽 거대은행들의 타깃은 도쿄미쓰비시 스미토모 산와사쿠라은행
이다" "4개은행만 살아남는다" "금융재편의 제2막은 노무라증권의 쟁탈전을
축으로 전개될 것이다" "도쿄미쓰비시 스미토모도 필사적으로 대항할 것"
"산업계도 재편회오리에"...

국내외경제에 미칠 파장분석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언론들이 열을 올리는 것처럼 3개은행의 통합이 미칠 충격파는 실로 엄청
나다.

이 은행들은 5년동안 6천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도쿄미쓰비시 스미토모은행 등이 3개은행 통합에 맞서 거대자본화를 꾀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계열화로 서로 얽혀있는 기업들까지 연쇄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열도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빠져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통합은행의 자산은 1백41조엔으로 세계 최대규모다.

업무순익도 1조엔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덩치로 볼 때 위협적인 수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은행이 덩치에 걸맞은 실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는 의문의 소리가
적지 않다.

"이번 합병발표는 한마디로 전혀 특색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미국의 시티그룹과 같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종합금융업이 아니라 은행업만
으로 된 거대백화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조직만 거대화됐을 뿐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합병으로 수익성이 높은 은행으로 거듭날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합병에 히노마루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금융전문가는 "스미토모은행과 메릴린치증권이 합병에 합의하고 새로운
본거지를 런던으로 정하기로 했다"는 정도의 뉴스는 돼야 세계가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자산규모 세계최대은행을 탄생시키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96년에도 도쿄은행과 미쓰비시은행간 합병으로 당시로선 세계최대규모인
도쿄미쓰비시은행이 설립됐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 덩치값을 전혀 하지 못했다.

3개은행간 통합이 어떤 성과를 낼지 예단하기는 현재로선 대단히 시기상조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