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조선조 사상가이자 지조의 대명사로 꼽히는 매월당 김시습
(1435~1493)을 "9월의 문화인물"에 선정했다.

매월당은 타고난 광기와 천재적 자질로 3살에 이미 글자를 알아 시를 짓는
등 신동으로 알려져 있다.

5살에는 대학과 중용에 능했으며 특히 세종이 신동이라 소문이 자자한 그를
불러 시문을 시험해 본 뒤 "오세"라고 일컬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그러나 첫 과거시험에서 낙방한 뒤 서울 삼각산 중흥사에서 과거시험
을 준비하던 중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했다는
소식에 분개해 똥통에 몸을 담그고 죽을 때까지 전국 유람길에 나섰다.

그를 성삼문, 박팽년 등을 "사육신"이라 부르는것에 빗대 흔히 "생육신"의
대명사로 일컫고 있는 것은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의
녹을 먹지 않고 끝까지 지조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현실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문학으로 달랬다.

특히 일명 금오산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에 은둔하던 30대에는 최초의 한국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창작했다.

서경덕 이이 조선후기 실학파로 이어지는 묵직한 철학서를 내 한국사상사에
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문화부는 이런 매월당의 생애와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학술강연회(9월1
5일 강릉문화예술관)를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