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태풍부나..." 불안 .. '워크아웃 대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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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7시 30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다소 고단해 보인다.
워크아웃에 들어간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하게 나돌던 터.
충격파는 밖에서 예상하던 것처럼 크지 않았지만 자력회생의 기회를
놓쳤다는 실망감에선지 어깨는 축 늘어져 있다.
"그래도 설마했지요. 공장가동률도 제법 높아졌고 GM과의 협상도 잘 돼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공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앞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머리 아픈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부평공장은 IMF 관리체제 돌입직후부터 야간근무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수출물량이 늘어 라노스라인은 주야간 2교대 근무에
간간히 특근까지 돌아왔었다.
사정이 나아진다 싶어 희망을 가졌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온 셈이다.
"물론 워크아웃이 나쁜 것만은 아니잖습니까. 채권단이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건데. 하지만 채권단이 어떤 요구를 해올지는 뻔한 것 아니겠어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한 직원은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고용
조정이 될 것이라며 불안해 한다.
먼저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회사들이 고용조정부터 시작했다는게 그 이유다.
누가 조정 대상이 될지 보통 고민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상반된 분위기도 적지 않다.
자신이 조정 대상이 아니라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게 낫지
않느냐는게 그 이유다.
"직원들 가운데는 오히려 워크아웃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어차피
그렇게 될거라면 말입니다"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의 한 직원은 조선소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난 4월 19일 김우중 회장의 조선 매각 발표후 시끄러웠지만 이제는
조용합니다. 오히려 워크아웃으로 그룹에서 빨리 독립하는데 낫다는
분위기지요. 노력해서 흑자가 나도 이젠 그룹에 지원을 안해도 되는게
아닙니까. 도크는 풀가동돼 고용조정의 우려도 적구요"
그룹에서 분리돼 일본의 미쓰비시나 미쓰이처럼 전문경영인체제로 간다는데
자부심까지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임원들의 불안감은 포기상태로 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 12월부텁니다. 빅딜 대상이 되면서부터 이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느껴볼대로 느껴봤지요. 이젠 동료 임원들과 누가 먼저 옷을 벗을지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대우전자 한 임원은 이제 체념했다며 다만 후배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월급쟁이라 해도 월급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아니지요. 그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수출 한국"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는게 무엇보다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주)대우 무역부문 한 임원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게 안타깝다며 그만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다소 고단해 보인다.
워크아웃에 들어간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하게 나돌던 터.
충격파는 밖에서 예상하던 것처럼 크지 않았지만 자력회생의 기회를
놓쳤다는 실망감에선지 어깨는 축 늘어져 있다.
"그래도 설마했지요. 공장가동률도 제법 높아졌고 GM과의 협상도 잘 돼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공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앞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머리 아픈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부평공장은 IMF 관리체제 돌입직후부터 야간근무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수출물량이 늘어 라노스라인은 주야간 2교대 근무에
간간히 특근까지 돌아왔었다.
사정이 나아진다 싶어 희망을 가졌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온 셈이다.
"물론 워크아웃이 나쁜 것만은 아니잖습니까. 채권단이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건데. 하지만 채권단이 어떤 요구를 해올지는 뻔한 것 아니겠어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한 직원은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고용
조정이 될 것이라며 불안해 한다.
먼저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회사들이 고용조정부터 시작했다는게 그 이유다.
누가 조정 대상이 될지 보통 고민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상반된 분위기도 적지 않다.
자신이 조정 대상이 아니라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게 낫지
않느냐는게 그 이유다.
"직원들 가운데는 오히려 워크아웃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어차피
그렇게 될거라면 말입니다"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의 한 직원은 조선소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난 4월 19일 김우중 회장의 조선 매각 발표후 시끄러웠지만 이제는
조용합니다. 오히려 워크아웃으로 그룹에서 빨리 독립하는데 낫다는
분위기지요. 노력해서 흑자가 나도 이젠 그룹에 지원을 안해도 되는게
아닙니까. 도크는 풀가동돼 고용조정의 우려도 적구요"
그룹에서 분리돼 일본의 미쓰비시나 미쓰이처럼 전문경영인체제로 간다는데
자부심까지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임원들의 불안감은 포기상태로 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 12월부텁니다. 빅딜 대상이 되면서부터 이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느껴볼대로 느껴봤지요. 이젠 동료 임원들과 누가 먼저 옷을 벗을지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대우전자 한 임원은 이제 체념했다며 다만 후배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월급쟁이라 해도 월급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아니지요. 그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수출 한국"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는게 무엇보다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주)대우 무역부문 한 임원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게 안타깝다며 그만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