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정.재계간담회을 주재한 자리에서
"오늘을 계기로 새로운 기업문화를 펴 나가자"며 재계 대표들에게 재벌개혁
에 적극 동참해 줄것을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의 대화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김대중 대통령 =(김우중 회장에게) 최근 구조조정에 따른 매각이나 계열
분리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같은 결과는 대우측의 수차례에 걸친 구조조정
계획이 국내외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천 가능한 구조
조정계획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은 대우 김 회장 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에게도 중요
하다.

우리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국가적인 문제가 되어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국민도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모두 김회장과 대우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대우의 책임자로서 국민이 기대하는 구조조정을 잘 해서 진정한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주기 바란다.

앞으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각오와 심경, 계획을 말해 주기
바란다.

<> 김우중 회장 =국가적으로 어려운 때 회사문제로 대통령과 국가에 심려와
부담을 끼쳐 면목이 없다.

저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린 데 채권기관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경영권에 어떤 미련도 갖고 있지 않다.

일부 언론보도나 시중의 루머와는 달리 소유권이나 경영권에 마음을 비운지
오래다.

국가경제가 이번 피해를 최소화하고 금융기관들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마음이다.

구조조정 시행과정에서 큰 어려움 있다.

계열사들의 정상적인 영업과 공장가동이 어렵고 관련협력업체들도 정상적
이지 못하다.

이들 업체가 실질적으로 어음할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정상가동이 안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국가경제에 타격 최소화하도록 직원들의 고용안정에서부터 정부기관들의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다.

구조조정에 앞선 계열사 방치는 큰 문제다.

영업과 공장이 정상가동 되도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동안 대우가 구조조정 시행과정에서 채권단의 주도에 이의가 없다.

앞으로 채권기관과 협조해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계열회사와 협력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하루속히 해결되기를 기대
한다.

<> 김 대통령 =힘드시겠지만 잘 마무리해서 국민과 세계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잘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지난 상반기 삼성이 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목표비율 200% 이하로 낮춰 타 그룹보다 앞서간 것을 평가한다.

자동차회사의 처리과정에서 기업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반도체 분야에서 상반기에 많은 이익을 냈는데 앞으로 반도체와 전자산업의
전망과 투자계획 기술개발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 이건희 삼성회장 =컴퓨터 수요가 세계적으로 20% 증가하는 등 수요가
확충됐다.

대만이 정전사고로 공급이 적어진 것도 한 요인이고 세계적으로 반도체
값이 안정되었다.

수요가 10%이상 늘어나 올해 1백85억달러로 예상되는데 그중에 삼성이
30%인 55억달러를 수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반도체에 3조5천억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선두 유지하고
반도체 강국으로 한국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같이 우리기업인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반도체 기술은 한국이 세계 1위다.

이를 꼭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와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대만에 절대 뒤지지
않도록 하겠다.

컴퓨터와 초박막액정표시장치 등도 잘해서 힘써나가야 우리나라가 앞으로
잘 될수 있다.

<> 김 대통령 =국가경쟁력을 위해선 기술개발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현대는 지난해 기아자동차 등을 인수해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상반기중 현대의 재무구조를 보면 그런 우려가 해소되는 것 같다.

<> 정몽구 현대회장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호전시킨 대통령과
정부의 노고에 거듭 감사드린다.

현재 구조조정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고 구조조정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더욱 노력해서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내리는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구조조정이 개선되면 선진적인 경영 첨단기술 경영능력을 개선시키겠다.

한국의 대표상품을 만들어 나가겠다.

올 수익은 2조로 예상하고 2000년에 4조 이상 될 것이다.

<> 김 대통령 =부채비율 개선에 특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일부의 우려을 해소토록 하는 것은 현대와 국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LG는 반도체 빅딜과 매각대금을 정보통신 디지털에 집중 투자했는데
구체적인 상황과 디지털 사업에서의 국제경쟁력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 구본무 LG회장 =LG는 통신 인터넷 디지털 CDMA 등 4대 분야 사업에
특화하며 종합통신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 미래산업인 인터넷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켜
가전과 디지털을 병합발전시키겠다.

여기에 매년 2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보다 구조조정과 재무개선을 이행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며 비주력업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

<> 김 대통령 =21세기엔 일류기업으로 나가야 한다.

SK그룸은 타그룹보다 앞서 핵심역량 위주로 계열사가 독립경영체제로
나가고 있는데 바람직하다.

앞으로 사업계획과 투자계획은.

<> 손길승 SK회장 =SK 상황을 소상히 알고 계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SK는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등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과는 통신 에너지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고 중국도 매우
호의적이다.

남미와는 에너지 화학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동북아 시대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특히 CDMA 등에서는 운영기술은
수출도 가능하다.

베트남과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신약개발분야는 부가가치가 크다.

앞으로 합리적인 경영 핵심역량을 집중시켜 동부가지역에서의 한국의 위상
강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 김 대통령 =자신이 맡은 분야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원유값이 최근 상당히 많이 올라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 손 회장 =여러설이 있지만 20달러 초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값이 더 오르면 소비가 줄어 산유국간에 감산약속이 깨진다.

따라서 2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 대통령 마무리 말씀 =지난 1년반 동안 재계와 금융계, 정부가 협력해서
이룬 성과는 크다.

공치사가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

가장 반가운 것은 상장사 순이익의 증가다.

올 상반기에 3조1천억원의 순익이 나 지난해 4조5천억원의 적자에 비해
8조 가까이 늘었다.

이같은 순익의 증가는 기업이 체질개선을 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킨데 있다.

이제 재벌들은 핵심역량으로 과감히 개조해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일부에선 미국이 한국의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것을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80년대 구조조정의 경험으로 오늘날 8~9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너경영에서 무한 경쟁시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전문경영인 육성해야
한다.

전문경영인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

수많은 기업을 혼자서 다 경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이 기업경쟁력
높이는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채권은행들이 주도적으로 재벌구조조정을 주도해서 여신이행상황 등을
점검하고 연말까지 완료가 되도록 해달라.

금융기관도 부당한 대출이 있어선 안된다.

부당한 청탁 대출 단호히 시정되어야 한다.

과거에 금융기관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 과다한 부채로 나타났고 과다한
부채가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 정리=김수섭 기자 soosup@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