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인플레 예방주사를 또 맞았다.

연준리(FRB)가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0.25%포인트씩 올린 것은
물가불안을 미리 막기 위해서다.

지난 6월30일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인상이다.

이번 인상은 예상됐던 터라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

미국주가와 달러가치는 소폭 하락에 그치고 국채가격은 올랐다.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영향은 속단키 어렵다.

국제자금동향이나 달러가치추이 국제증시등이 모두 이번 인상의 영향권안에
있다.

올들어 국제자금은 U턴현상이 뚜렷했다.

지난 몇년간 미국으로만 몰리던 자금이 최근에는 아시아(특히 일본)와
유럽으로 쏠리고 있다.

이번 인상으로 이같은 자금의 U턴 속도와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리인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미 증시와 달러화 추이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플레 우려도 약해져 미국채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강보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금이탈이 주춤해질 공산이 크다.

소비열기도 약간 식으면서 경기연착륙이 예상된다.

모건스탠리 덴위터증권의 금융전문가 케빈 프래너건은 "FRB의 금리인상
조치는 올바른 결정이었다"며 미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낙관
했다.

"금리인상-시장 불확실성 제거및 물가불안우려 불식-주가.채권가격.달러가치
회복-국제자금 이탈둔화"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이 분석에는 이번 인상을 끝으로 미금리가 연내에는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반대의 경우엔 그림이 달라진다.

앞으로 "연내 추가 인상전망"이 강해지면 미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주가와 채권값이 떨어지고 그결과 달러약세도 지속된다.

이때 미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세계경제 회복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릴수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존 론스키는 "실업률하락
등 인플레우려를 높일 경기지표들이 나올 경우 이번 인상에다 추가인상설까지
겹쳐 미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상이 올해 마지막 인상이 될것이라는 분석이 강한 덕분이다.

금리인상 발표후 로이터통신은 월가의 30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추가인상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28대 2로 추가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이미 일부 경기지표에는 성장둔화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추가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FRB도 이날 발표문에서 "이번 인상으로 인플레위험이 현저하게(markedly)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 향후 추가인상이 없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결국 이날 금리인상조치가 미경제에 영양주사가 될지, 아니면 마취주사가
될지는 내달초까지 나올 경기지표들에 달려있다.

그때까지 2.4분기 경제성장률, 7월 개인소득및 소비동향, 8월 실업률이
발표된다.

이 지표들이 추가인상우려를 잠재우면 이번 금리인상이 물가불안없는
안정성장의 경기연착륙을 가져올 영양제가 된다.

반대일때는 미경제의 급속한 둔화를 초래할 마취제가 될수 있다.

< 이정훈 기자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