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의종 부부장 약력 ]

<> 55년 전북익산 출생
<> 남성고 동국대 무역학과 졸업
<> 80년 신용보증기금 입사
<> 84년 서강대 경영학 석사
<> 88년 네덜란드 국제경영 연구원 재무관리과정 수료

-----------------------------------------------------------------------

"중소기업, 망해도 싸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국책 금융기관의 핵심간부가 "맞아도 싸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책을 펴냈다.

권의종(44) 신용보증기금 종합기획부 부부장이 그 주인공.

"20여년간 중소기업과 부대끼며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힘없이 쓰러지는
기업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움과 함께 도대체 문제가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미흡한 정부정책, 대기업의 횡포, 자기편의주의적인 금융지원 등 지금껏
중기에 관한 문제점은 수차례 지적됐다.

나름대로 개혁도 이뤄졌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

이런 현실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중소기업 내부의 "곪은 상처"였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잘못은 어느 한쪽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 권
부부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문제에 관한 한 누구 하나 중기에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

중소기업이라는 약자는 무조건 선이라는 이상한 논리 때문에 중소기업은
늘상 바깥으로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는 것.

결국 중소기업은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지 못해 병을 키워버린 꼴이 됐다고
지적한다.

이런 의미에서 "중소기업, 망해도 싸다"는 "반쪽이 책"이다.

즉 지금까지 모두가 덮어두려 했던 나머지 반쪽(중소기업 내부의 문제)을
털어내 보이려는 첫 시도인 셈이다.

책의 화두인 "중소기업"과 자극적 문구인 "망해도 싸다" 사이에 들어있는
쉼표에는 권 부부장의 30가지 고민이 숨어있다.

즉 중소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습성, 업무 구조의 문제, 해이한 경영자 의식
등 30가지 잘못 때문에 망해도 싸다는 것.

반평생을 중소기업과 함께 살아온 그이지만 중소기업을 말할 때마다
조심스럽게 숨을 몰아쉰다.

마치 책 제목 속 쉼표처럼.

"중소기업은 말 그대로 작은 기업입니다. 평생 약자일 수밖에 없지요.
정부정책과 금융기관이라는 젖줄없이는 살기 힘들죠. 하지만 영원히 젖먹이로
있어서만은 안됩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전한 경영마인드라고 강조한다.

결국 기업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중소기업은 경영자에게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중소기업 전문 금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에 입사한
그는 20여년의 실무경험 못지 않게 이론으로도 무장된 실력가.

지난 84년 서강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데 이어 88년에는 세계은행이
운영하는 네덜란드 경영대학원(RVB)에서 재무관리과정을 수료했다.

하지만 그는 "경영은 현실"이라며 "이론가가 아닌 실제 중기업무를 다루는
현실주의자로서의 시각을 책에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처녀작이 중소기업의 성공 지침서로 쓰이길 바란다.

"중소기업, 망해도 싸다"는 "중소기업, 성공이 확실하다"의 또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